아래는 리플레이 로그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며 플레이 후 열람을 권장합니다.
한가로운 주말 저녁, 지루할 정도로 평화로운 날입니다.
TV에서는 철 지난 할로윈 영화가 나오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무언가 말하고 있는데요. 본인이 호러 영화의 클리셰를 알아왔다고 합니다.
세번째, "금방 돌아올게(I'll be right back)." 라고 말하지 말 것.
딱히 집중 하고 있지 않던 터라 영화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술을 하지 말라는 대사만큼은 잘 들리네요. 마침 한 잔 하려고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가지고 온 참이였으니까요.
술이라... 하긴, 정신 못차리고 술을 마시다가 죽은 영화 속 여러 등장인물이 떠오릅니다.
어디 영화뿐인가요? 술만 마시면 시비를 털며 주정부리는 K.K와 혈류를 조작해 일부러 취하고서는 추태를 부리기 일쑤인 재프, 술에 취하면 전화도 받지 않는 체인. 심지어 맥주를 챙기려다 벌집이 될 뻔한 홈파티의 추억까지 떠오릅니다.
으음… 갑자기 찝찝해져서 캔은 따지도 않고 테이블에 올려둔 채 그냥 소파에 반쯤 누워 버릴 때입니다.
스티븐: (이런 날에 전화할 사람이야 정해져 있을테니까... 호출 아니면 사적인 연락이겠거려니 한다. 전화를 받는다.)
양: 흐어엉, 스티븐 씨...(팽 하고 코 푸는 소리와 함께 울음소리가 이어집니다.)
스티븐: (이건 의왼데. 눈 크게 떴다가 다시 침착한 얼굴로 돌아온다.) 무슨 일이야? 아니, 아니지. ...지금 어디야?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양: 흐윽, 저 완전 망했어요... 어엉...(다시 훌쩍)
스티븐: 허어... 누가 자네 기를 그 지경으로 죽였나? 그 낯짝을 한 번 봐야겠는데. (뒷머리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냥 넘어갈 전화는 아닐 것 같아서 외투를 눈으로 좇는다.)
우는 걸 달래며 사정을 듣자니 갑자기 고백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요, 발렌타인이 바로 지난 달이었죠? 이런 도시에서도 사랑은 통용되는 마법이라, 그 분홍빛 여운이 다 안 가신 상태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달콤한 초콜릿을 선물한다는 매력적인 날이지만 몇 년 살아보니 그 낭만도 먼지 쌓인 창고 물품처럼 기억에서 희미해졌습니다. 그 희미한 기억을 깨운 건 아이러니하게도 발렌타인 고백을 실패했다는 슬픈 이야기네요.
물에 젖은 목소리로 칭얼거리는 말이 이어지지만 발음이 뭉개져 잘 들리지 않습니다. 듣기 판정입니다.
스티븐:
듣기
기준치:
50 /25 /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아아...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군...)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제발 자기가 있는 칵테일 바로 와달라는 이야기 뿐입니다. 횡설수설하면서도 칵테일 바 주소는 알려주는군요. 노이즈가 너무 심해 간신히 알아 듣습니다. 그리곤 곧 갑자기 전화가 끊깁니다.
스티븐: (아-, 주말이라도 평화롭게 넘어갈 줄 알았더니만... 마른 하늘에 내려친 벼락 같은 전화에 외투 챙겨입으며 급하게 밖으로 나선다. 칵테일 바 주소 알려줄 정신은 있으면서 말은 왜 그렇게 똑부러지게 못하는지, 원 참...)
(좋아, 일단... 그 정신으로 주소를 제대로 줬는지 확인하기 위해 폰으로 그 주소를 검색해본다.)
자료조사
기준치:
50 /25 /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알려준 주소를 검색하면 키스 오브 선라이즈라는 이름의 칵테일 바가 나옵니다. 다만 아무리 검색해도 위치 표시만 되어있으며 방문자 리뷰는 하나도 없습니다.
(헬사렘즈 롯트라지만, 송곳니 사냥꾼이 설마 칵테일 바에 갔다가 죽기라도 하겠냐는 생각으로 우선 칵테일 바로 향한다.)
다행스럽게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끔찍한 교통 대란을 뚫고 40~50분 정도 걸려 칵테일 바에 도착하면, 이미 밤입니다. 고장난 바의 간판은 일부만 빛나고 있으며, 어렵게 키스 오브 선라이즈라는 이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스티븐: (아아... 주말을 이렇게 흘려보낸다, 이 말이지... 별 수 있나, 들어가본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흔히 싸구려 공포영화에나 나올법한 어둑한 조명과, 조잡한 인테리어, 먼지 쌓인 바닥이 보입니다. 생각보다 사람은 많은 편이네요.
그토록 애타게 울며 당신을 찾던 슬픈 이야기의 사연자를 찾아보면, 구석 테이블에서 당신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엉엉 울면서 전화했던 방금과는 달리 꽤 멀끔한 상태입니다. 방긋방긋 웃기까지 하고 있네요.
스티븐: 오, 생각보다 멀쩡하군. 그 사이에 마음을 좀 추슬렀나 보지? (한쪽 눈썹 올리며 쳐다보다가 테이블 가까이 다가가 합석한다.)
스티븐: 대단히 슬퍼하길래 조금 놀랐거든. 그것도, 이렇게 늦은 주말에 나한테 전화할 정도로, 말이지.
스티븐: ...응? 자네가 울면서 전화했지 않았나. 1시간 전에.
양: 엥? 제가? 음... 뭐, 스티븐 씨가 그렇게 말하면 그런 거겠죠.
자자,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금. 일단 뭐 좀 마시죠.
실없는 말만하더니 곧 술이나 마시자며 키스 오브 파이어라는 칵테일과, 테킬라 선라이즈라는 칵테일을 주문합니다.
주문한 칵테일 이름을 조합하면 이 칵테일 바의 이름이 나오네요? 꽤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스티븐: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되어버렸군... 완전히 말려들었어...)
으음, 좋지. (하지만 주말을 이렇게 보내는 것도, 썩 나쁘진 않겠다, 따위의 생각을 한다. 칵테일은 양이 고르고 남은 하나를 마실 생각이다.)
곧 바텐더의 손 끝에서 테킬라 선라이즈가 완성됩니다. 아주 맛있어보이는 모습이군요.
양: 먼저 마셔요.(당신에게 잔을 밀어줍니다.)
스티븐: 아. (...자연스럽게 테킬라 선라이즈를 받아든다.) 고맙네. (가끔 내 예상에서 벗어나서 놀라게 된단 말이지...) 이런 데는 어쩌다 알아낸 건가?
사정을 얘기해주나... 싶으면 그 순간, 두 사람의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여러분에게 말하는 남성의 안색은 매우 안좋아보입니다. 앙상한 몸에 비해 눈빛은 빛나고 있는 것이 기묘하기까지 합니다.
그는 앙상한 손으로 당신에게 명함을 하나 꺼냅니다. 싸구려 디자인으로 꾸며진 노란 명함이네요.
스티븐: (말하는 걸 들어보면 예사롭지 않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명함은... 우선 받아둔다.) 부름은 관심 없지만 명함은 고맙네. (게다가 여기서 거절했다가 소란이라도 일어나는 건 질색이다...)
당신이 명함을 받으면 사내는 조용히 자리를 떠납니다. 휴, 소란은 면했군요.
스티븐: 흐음, 글쎄... (명함을 살펴본다. 앞과 뒤 전부.)
앞면은 노란색 배경 한 가운데에 기이한 문양이 그려져 있으며, 뒷면은 흰색으로 연락처가 적혀 있습니다. 읽어보면 내용은 이러합니다.
노란색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XX-XXX-XXXX
...사이비 종교에서 배부할 것 같은 내용입니다.
스티븐: 노란색에 꽂힌 종교인 것 같군. (명함을 양에게 내밀어 보여준다.)
양: 오, 이런 건 처음 보는데? 전화 걸어봐요.
스티븐: ...진심이야? (얼척없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그러더니 정말 핸드폰에 번호를 누르기 시작합니다.
스티븐: (아... 인간의 호기심이란... 아니, 네 호기심인가... ... 우선 양을 제지한다.) 자, 잠깐만. 내가 걸어보지. 혹시라도 자네한테 사이비 종교가 붙어서 쫓아오면 감당하기 힘들 거니까. (제 폰으로 명함에 적힌 번호를 누른다.)
스티븐: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를 걸어본다. 아니, 애초에 받긴 하나. 주말 밤인데?)
명함의 번호로 전화를 걸면 짧은 수신음 끝에 기계음이 들려옵니다. “우리의 거사에 동참 할 것인가? 그렇다면 1번 아니면 2번을 눌러주세요.” 같은 내용이 반복됩니다.
양: 1번 눌러봐요. (당신 어깨에 붙어서 속삭여 말합니다.)
스티븐: ...그래, 그래. (반쯤은 포기한 듯하다... 인간의 호기심이란 뭘까... 그건 1번... 1번을 누른다.)
1번을 누르면 "날짜는 3월 27일, 장소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어집니다.
스티븐: ...어, 그러니까 자네, 여길 어쩌다 알게 됐다고? (별 일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본능적인 꺼림칙함이 올라온다.)
갑자기 누군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깊게 눌러쓰고 있던 챙모자를 벗어던지며 백년간의 원수를 갚겠다며 목청 높여 소리지릅니다. 반대편에서는 우리의 거사를 방해하지 말라며 그에 대적하는 이들이 마주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어찌할 겨를도 없이 바닥에는 이상한 마법진이 그려지고, 천장에서는 불기둥이 떨어집니다.
이해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치고박고 싸우기 시작합니다. 바텐더는 칼을 들었으며, 앉아있던 사람들은 인간의 탈피를 벗고 다른 존재로 깨어납니다.
이 난리통 속에서 여러분의 목숨이 무사할리도 없습니다. 날아오는 테이블에 맞고 쓰러지는 양의 모습 보입니다.
그리고 곧 얼마 되지 않아 칵테일 바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고, 건물이 서서히 내려 앉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양과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죽을 때 느낀 감각이 아직도 몸 전체에 생생하게 새겨져있습니다.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속에서는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죽음을 경험한 스티븐 이성판정입니다.(1d2/1d6+1)
스티븐:
SAN Roll
기준치:
65 /32 /13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애써 정신을 차린 당신 옆에서는, 이 조합도 실패인가… 라고 말하는 양이 보입니다. 이상하게도 그는 죽음에 별로 놀라지 않은 듯해 보입니다.
스티븐: ...뭐, 뭐... ... (어질한 머리를 짚으며 양을 똑바로 쳐다보려 애쓴다.) ... ...너, 대체 이게 다 뭐야?
양: 아, 정신 차렸어요? 생각보다 멀쩡해보이네요. 역시~ (엄지 척)
스티븐: 너도 그런 거야? 그러니까, ...어쩌다 여기에 오게 됐다고 했지? (죽었던 것 때문인가? 대답이 기억이 안 나는데...!)
양: 쉿쉿, 조용히 말해요.(바텐더를 힐끔 살피더니)
여기 온 거 자체는 우연이에요. 이 동네에서 처음 보는 바가 있길래 들어와봤죠.
근데 여기 사람들 다 위험해요. 도대체 구획복권 전에 어느 구역에 있다 온 건지 몰라도 처음에는 바텐더가 절 보고는 냅다 “평범한 사람 주제에 이 곳에 들어오다니!” 라면서 칼을 휘둘렀다고요.
물론 죽기 직전에 발견한 책에서 본 주문 덕분에 죽기 전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이미 바에 들어온 이후로만 돌아오게 되서 큰일이에요.
스티븐: 나한테 전화한 건...? (한꺼번에 파격적이도록 많은 정보가 들어오니까 아픈 머리가 더 지끈거리는 것 같다...!!) ...SOS인 거야? 그래서 울면서 전화한 거고?
양: 루프를 너무 많이 해서 잘 기억 안나는데...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스티븐: 나한테 전화하고 나서도 몇 번 더 루프한 건가... (이러다가 영원히 고통받는 주말 밤을 보내게 생겼는데 앞에 있는 여자는 태평하기만 하고...!) ...어떻게 시간선을 제대로 풀 수 있는지는, 어디 알아낸 게 있나?
양: 일단 저 혼자서 탈출은 확실히 불가능 하다는 점? 그 밖에 알아낸 건...
지금까지 패턴을 분석해본 결과, 어떤 술을 주문하느냐에 따라 루프 내용도 달라진다고 설명합니다.
양은 다시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을 펼칩니다. 그와 동시에, [작은 안내문]도 보이는군요. 술을 주문할 기분이 아니라면, [칵테일 바의 내부]를 둘러보도록 합시다.
스티븐: (일단... 경황이 없었으니 칵테일 바 내부를 둘러볼까.. .일단 육안으로 봤을 때 뭐가 있는지 주변을 둘러본다.)
가게 안을 둘러보면, 우선 바텐더가 서 있는 곳에는 뒤로 펼쳐진 [선반]과 끝에 달린 [뒷문]이 있습니다. 다른 곳을 둘러보면 피아노가 놓인 [홀] 그리고 [입구] 근처의 [잡지 꽂이]가 보입니다.
스티븐: (그럼... 선반 쪽으로 돌아본다. 뭐가 있지?)
키스 오브 선라이즈라는 작은 간판이 반짝거리는 선반 위에는 수많은 술병이 놓여있습니다. 동시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여러개의 칼도 걸려있습니다.
스티븐: (칼...? 장식품인가? 하기야, 인테리어 때문에 컨셉 모를 물건들을 가져다놓기도 하니까.)
(그럼... 이번엔 피아노가 있는 홀을 쳐다본다)
홀은 작은 무대처럼 생겼습니다. 라고 하기에는 조명은 먼지 쌓여 있고, 피아노는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연말이 지난지도 언제인데 아직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조잡하기 그지 없군요.
스티븐: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근 3달이 지났건만... 가게 관리가 엉망이군. 트리를 살펴본다.)
스티븐: (장식용 상자 쪽으로 시선을 돌려 상자들을 살펴본다.)
자세히 살펴보면 곧 금고를 발견합니다. 입구를 전부 나사로 돌려 놓은 터라 열 수는 없지만, 간단한 도구를 이용하면 쉽게 열릴 것 같습니다.
스티븐: (일단 금고가 있으니 뭔가를 얻으면 다시 돌아오는 걸로. 이번엔 홀을 지나 입구 쪽을 살핀다.)
입구 쪽은 들어올 때와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더는 이러고 있을 수 없어, 나가야겠어. 이런 생각이 드나요?
스티븐: (마음 같아선 집에 가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양은 아마 루프에 계속 갇힐 거란 생각이 이어서 떠오른다. 일단 눈앞의 일에 집중하자. 입구 근처의 잡지꽂이로 향한다.)
10년은 더 되어 보이는 잡지들로 가득합니다. 유독 특이한 제목인 [월간 마법사] , [시간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같은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스티븐: ([월간 마법사]라... 지금 이것도 마법이라면 마법이겠지. 월간 마법사 잡지를 펼쳐서 설렁설렁 읽어본다.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으려나.)
마법사와 마녀들을 위한 가십지입니다. 100년 전에 유명했다는 대마법사에 대한 특별 기사가 써있습니다. 타락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럽혀진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내용입니다.
스티븐: (으음... 정말 가십지군. 여기선 딱히 뭔가 얻을 게 없어보이니 도로 꽂아둔다. [시간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를 펼쳐 살펴본다. 그러고보니 양이 책에서 발견한 주문을 썼다고 했는데 이건가? 읽어보면 알겠지...)
당신이 그 책을 집어들면 양이 반가운 표정으로 아는 척을 합니다.
양: 아! 제가 봤다는 책이 그거에요. 스티븐 씨도 주문을 보려고요?
스티븐: 아, 그런가? 시간선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주문도 있을까 싶어서 말이지. (잡지를 펼쳐봄)
주문을 찾아보기 위해서는 자료조사 판정입니다.
자료조사
기준치:
50 /25 /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스티븐은 주문: 시간여행법을 알게 됩니다. 사망할 경우 특정 시간대로 되돌아 갈 수 있습니다.
양: 저도 봤는데 루프하게 되는 그 주문 말고는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그 주문이 시간을 되돌리는 것 같기는 한데 뭐가 부족하달까...
스티븐: 맞아, 특정 시간대로만 돌아간다는 게 문제지. (양의 말에 동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아쉽지만 잡지를 도로 꽂아두고 뒷문 쪽으로 향한다.)
자물쇠로 잠긴 상태입니다. 열려면 열쇠가 필요합니다.
스티븐: 음... 열쇠는 바텐더가 가지고 있는 건가? (갸웃) 아니면 금고 안에...? (아직 적당한 도구는 얻지 못했는데 말이지... 난감한 얼굴로 고민한다)
양: 그만 하고 이리 와요. 저도 다 조사해 봤는데 도움되는 건 없었다고요.
스티븐: 알았네. 그쪽으로 가지. (그러고보니 여기 메뉴판은 아직 못 봤었지, 참... 양이 팔랑거리는 메뉴판을 같이 읽어본다.)
메뉴판에는 총 13개의 칵테일이 적혀있습니다. 그 옆에 달린 건 2가지의 안내문입니다. 칵테일 메뉴를 추천해주고 있거나, 팁 같은 게 적혀있습니다.
:
메뉴판을 기준으로 해서 빨간색 칵테일이라면 키스 오브 파이어, 블러디 메리, 그리고 엘 디아블로입니다. 그리고 노란색 칵테일은 데킬라 선라이즈, 스크루드라이버, 그리고 허니문이네요.
같은 베이스의 칵테일을 여러 잔 마시라고 하네요. 메뉴판을 보면 마침 럼, 위스키, 진 칵테일이 모두 두 잔씩 있습니다.
좋은 무드를 만들고 싶다면 허니문과 블루 하와이안을 마시라고 적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렌타인 시즌에 맞게 허니문과 코스모폴리탄 칵테일이 소개 되고 있습니다.
양: 한 잔 씩 시킬 수 있어요. 뭐 마실래요?
스티븐: 흐음... 일단 자네와 내가 각각 키스 오브 파이어와 데킬라 선라이즈를 마셨으니 일단 건너뛰어보고... (메뉴판을 계속 쳐다보다가결정한다.) 나는 블루 하와이안으로 하지. 자네는?
양: 음, 키스 오브 파이어는 주문만 하고 못 마셨으니까 이번에 다시 시켜도 되고... 아니면 모히토도 괜찮을 거 같고... 으음... 음....? (머리를 쥐고 고민하다가 당신을 돌아봅니다.)
스티븐: 아, 그렇군. 그럼 아까 시켰던 걸로 먼저 마셔. 아무래도 내가 마셨던 게 문제였던 거 같으니까.
(바텐더를 부르며) 여기 주문 할게요!
술을 주문하고 나니, 누군가 칵테일 바의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길고 두꺼운 입술에, 튀어나온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기묘한 걸음걸이로 걸으며, 손가락 끝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정의내릴 수 없는 거북한 느낌을 받습니다. 스티븐, 이성 판정입니다. (1/1d4)
스티븐:
SAN Roll
기준치:
63 /31 /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와 눈이 마주친 당신의 속이 메스껍던 말던, 양은 당신의 귓가에 저 사람이 바 주인의 애인이라고 속삭여 알려줍니다.
스티븐: 그, 그렇군... (루프를 해서 그런가 정신적인 충격이 엄청 심하다... 아아, 여기가 헬사렘즈 롯트라는 걸 잊어버리면 안되는데 말이지...식은땀이 난다...)
양: 어쨌든, 조심해야 해요. 성질머리가 어찌나 지랄 맞은지 시비 걸렸다 싶으면 다 그 자리에서 한 판 붙는다니까요? 싸움에 휘말려서 죽은 거만 몇 번인지...(고개 절래)
스티븐: 조언 고맙군... 명심하지. (또 루프하긴 싫으니까... 죽는 경험을 많이 해봤자 죽음에 무뎌지는 것밖에 더 되겠나.)
어쨌든 양의 말대로, 바의 주인이 나타나 그를 반깁니다. 그러는 동안 블루 하와이안도 당신 앞에 놓이는 군요.
스티븐: 오, 그 사이에. (자연스럽게 칵테일을 집어든다.) 아, 자네 건 아직인가? (양 쳐다봄)
양: 곧 나올 거 같은데요? 저기 봐요. (바텐더를 가리킵니다.)
그 말대로 바텐더의 손 끝에서 키스 오브 파이어도 완성됩니다. 매력적인 이름답게 아름다운 빨간 색이 반짝이는 칵테일입니다.
바텐더: 키스 오브 파이어 나왔습니다, 손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스티븐: (이 상황에서도 발랄하게 잔을 드는 양을 쳐다보며 피식 웃는다.) 그래, 좋지. (잔을 가볍게 부딪치고 양이 마신다 싶으면 자신도 따라 마신다.)
챙- 청아한 소리와 함께 두 잔이 맞부딪히는 순간, 칵테일 바의 홀에는 붉은 안개가 잔잔하게 깔립니다. 시야가 흐릿해지며, 끈적한 음악이 흐릅니다. 꼭 재즈 바 같은 분위기로 변한 듯합니다. 음? 왠지 양의 눈빛이 게슴츠레하지 않나요?
양: 스티븐 씨... 이렇게 보니까... 무척...(턱을 괴고서 느릿느릿 눈을 깜빡입니다.)
어쩐지 그 시선이 당신의 입술을 향하는 것 같지 않나요?
양:
정신
기준치:
65 /32 /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스티븐: 루프해도 혈중알콜농도는 리셋되지 않나보지?
곧 양은 고개를 저으며 애써 진정합니다. 휴, 다행이에요. 술에 취해서 키스하는 건 너무 흔한 이야기 아닌가요?
스티븐: 하기야, 계속 리셋되는 여기서 무슨 일인들 안 일어나겠나.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칵테일을 마신다.)
양: (스티븐을 따라 한입에 벌컥 칵테일을 부어넣습니다.)
일단 이 조합은 아닌 거 같네요. 다른 메뉴를 시켜보죠.
스티븐: 흐음, 그럼 난 마티니로. 자네는? (다 마시고 비어있는 잔을 테이블에 올려둠)
양: (안내문을 읽으면서) 허니문 아니면 모히토를 시키고 싶은데요...
스티븐: 고민되면 모히토로 해. 자네 성격과 잘 어울리는군.
양: (내 성격이랑?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 없어 눈동자만 한 바퀴 데굴 굴립니다.) ... 그럼 주문하죠.
스티븐: (바텐더를 부른다) 여기, 모히토랑 마티니로 주게.
술을 주문하면 테이블 너머로 검은 정장을 입고 온 한 사람이 보입니다.
그렇게 말하곤 옷매무새를 정돈하는 그의 자켓 소매에서 빛나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저것은…?
스티븐:
관찰력
기준치:
60 /30 /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거리가 멀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주의해야 할 물건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한편, 가게 안에는 여전히 끈적한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옆에서도... 끈적한... 눈빛의... 예?
양: 흉터... 입술 위까지 있네요... 아프지는 않았어요? (다시금 턱을 괴고 은근한 시선으로 당신의 하관을 훑어봅니다.)
스티븐: 어..., 뭐 이런 거야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는 것 아니겠나. (때 아닌 타이밍에 갑자기 추파 던지는 발언에 눈을 몇 번 꿈뻑인다. 여긴 정말 갖은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군...)
턱을 괴고 있던 손이 당신을 향해 뻗어집니다. 어어... 어어...?
양:
정신
기준치:
65 /32 /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끈적하던 눈빛은 사라지고 이내 정신이 돌아온 양이 어색하게 웃습니다. 뻗던 팔이 방향을 틀어 쭉쭉 기지개 켜는 시늉을 합니다.
양: 아무래도 빨리 나갈 방법을 찾아야 겠어요.
스티븐: 이 칵테일 바는 아무래도 마법이 존재하나 보군. (역시 헬사렘즈 롯트인가. 무안하게 만들지 않도록 더 이상 언급 않고 넘어간다.) 이제 새로 골라야겠군. 뭘로 하겠나? (메뉴판 다시 살핌)
양: 아뇨. 칵테일이 아직 안 나왔어요. 그나저나 저기 저 사람...(아까의 정장을 입은 손님을 가리킵니다.)
스티븐: 아, 그렇지. (말을 잘못 꺼낸 듯해 조금 머쓱하게 웃다가 양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돌아본다. 그러고보니 자켓 소매 사이로 뭔가를 봤던 거 같은데...) 한눈에 봐도 수상해보이지?
그를 살펴보다보면... 앗차, 어쩌다보니 시선이 마주치고 맙니다.
조용히 하라는 듯 입가에 검지를 대곤 서빙을 보고 있는 직원에게 수작을 부리네요. 갑자기 홀에는 긴장감 넘치는 영화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스티븐: (아아... 여기서 한바탕 총격전에 난타전을 하고 가게를 터뜨리며 탈출할 거 같잖아....)
그리고 바텐더가 여러분 앞으로 칵테일 두 잔을 놓아줍니다.
바텐더: 마티니와 모히토 나왔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스티븐: 아, 고맙네. (모히토를 양 앞에 밀어주고 칵테일 잔을 든다.)
양: 건배? (밀어준 잔을 들고 당신을 봅니다.)
그렇게 술을 마시고 있다보면, 젊다 못해 어려보이는 한 청년이 여러분에게로 다가옵니다. 그는 자기가 이 곳의 오랜 단골이라고 말합니다.
단골: 그나저나 모히토라니 술을 아시는 분이군요! 저도 이곳에서는 늘 모히토만 마시거든요.
양: 모히토는 저도 추천을 받아서요...(스티븐 힐끔)
스티븐: (그냥 적당히 둘 중에 하나 고른건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군...) 여긴 우리 둘 다 처음이라 추천 없이 고른건데 다행이군요. 다른건 추천하는 게 있는지? (어쨌거나 자연스럽게 말 섞기)
단골: 여기는 럼이 좋거든요. 럼 베이스는 모두 추천입니다, 추천!
그나저나 이 험난한 칵테일 바에서 몇 안되게 적의가 없어보이는 인물이네요. 심지어 이 바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알려주겠다고 말합니다.
스티븐: 오, 그럼 혹시 뒷문으론 가본 적 있습니까? 자물쇠가 있길래 궁금해서. (반가운 기색으로 선뜻 물어본다)
단골: 아아, 뒷문 말이군요. 아마 경비원이 열쇠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가게 안을 둘러보더니)... 지금은 없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당신들 딱 보아하니 평범한 휴마 같은데... 그런 위험한 거에는 연관되지 않는 게 좋아요. 이 가게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이 아닌 것들을 위한 장소거든요.
대붕괴 전부터 말입니다, 파하핫!
스티븐: (오... 그런데 이미 연관되었는데 어쩐담...) 아, 하하. 그렇군요. 그런 유서깊은 가게를 발견하다니, 운이 좋았네요.. (양을 쳐다봄)
양은 그저 신난 듯 눈을 반짝이며 가게 안을 다시금 둘러보고 있을 뿐입니다.
스티븐: (아아... 이 호기심 많은 아가씨야...)
단골: 하하하, 귀여운 분이시군요. 이런, 제가 연인 사이에 낀 건 아니겠죠? 모히토를 보고 신나서 그만.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요.
오해를 해명할 틈도 없이 단골이라는 손님은 손을 흔들며 멀어져 갑니다.
스티븐: 아아, 뭐 상관 없으려나... (어차피 오늘 오고 말 곳이니 아무렴 뭐 어때 하는 생각이다)
스티븐: 죽지 않은 게 다행이지. 그럼 다음 잔을 골라볼까.
당신이 메뉴판을 보는 동안 양도 모히토를 모두 비웁니다.
이렇게 블루 하와이안과 모히토를 마셨습니다. 그거 아나요? 럼 두잔이면 싸움 나기 좋습니다. 마침 저기에서 싸움이 나고 있군요.
사장님의 애인이라는 자와, 여러분에게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이야기를 해준 청년입니다. 말다툼이 격해지고, 갑자기 밖에는 비와 함께 번개가 내리칩니다.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 싸움은 주먹으로 이어집니다.
상대는 괴이한 존재고 청년은 그냥 나약해보입니다. 분명 죽고 말겠죠? 도움을 줘야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그러다 휘말리면? 양은 전투 멤버도 아닙니다.
스티븐: (하아... 어쩔 수 없나. 자리에서 일어나 상황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자칫하다간 민간인인 양도 휘말릴 테니까.) 멀리 피신해있어. 혹시라도 휘말리면 안되니까.
양: 근데... 스티븐 씨... 저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스티븐: 왜 그러나? (뭔가 문제가 있나? 양을 살핀다.)
잔뜩 겁에 질린 양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눈 앞에 번개가 번쩍거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싸우고 있는 두 사람, 아니 존재들 앞에서요.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면 청년 대신 거대하고 빛나는 원뿔이 서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늘로 덮인 모습은 장엄하고도 기이합니다. 그는 처음보는 물건으로 사장님의 애인을 지지고 있습니다. 번개의 정체가 저것이군요. 흥미롭지만 충격적입니다.
스티븐:
SAN Roll
기준치:
59 /29 /11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 순간, 갑자기 세상이 뒤집히며, 여러분은 시간여행을 시작합니다. 이 원뿔형 존재가 수백번, 수천번 이 바에 방문한 사실을 알게됩니다.
... 정말 단골이었군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어느새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불에 타고 있는 칵테일 바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단골에 대한 접객이 별로인 칵테일 바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나봅니다.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과 함께 두 사람도 불길 안으로 사라집니다.
내리는 비에 불길은 잠재워지고 잿더미가 된 키스 오브 선라이즈 앞에는 누군가 서있습니다.
…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양과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첫번째 죽음보다는 덜해도 죽음을 느꼈다는 사실은 여전히 충격적입니다. 그나마 몸에 남은 술기운이 당신을 지탱하는 지도 모릅니다.
두번째 죽음을 경험한 스티븐, 이성판정입니다. (1/1d3)
스티븐:
SAN Roll
기준치:
65 /32 /13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양: 쯧, 오래 가길래 혹시나 했는데 이 조합도 아니었나봐요.
스티븐: 어, 어떻게 죽는데도 아무렇지 않아해하는 거지? (머리가 지끈거리고 식은땀이 흐르는데도 옆에서 양은 발랄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조금 소름끼친다...)
양: 응? 스티븐 씨 표정이 안 좋네요.
(안쓰러운 표정으로 당신을 보며) 와서 주문해요. 마시면 좀 나아질 거에요.
스티븐: 정말이지... 자네를 이해할 수 없군... (자리에 앉아서 메뉴판을 다시 쳐다본다. 이전과 다를 바 없겠지...)
스티븐: 이번엔... 스크류드라이버로 할까 싶은데. 자네는?
양: 흠, 데킬라 선라이즈는 마셨고, 스티븐 씨가 스크루드라이버를 시키면... 저는 허니문이요.
스티븐: 그래, 그럼... (바텐더를 부른다)
여기, 허니문이랑 스크류드라이버로 부탁하네. (이젠 바텐더의 얼굴도 익숙하군...)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바텐더의 인삿말과 함께 갑자기 기분이 몽롱해집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대체 언제부터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커플들이 각자의 테이블에서 애정 행각을 시작합니다.
스티븐: 정말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었군... (이쪽 테이블만 딴세상 같아서 머쓱함에 입꼬리 한쪽 올리고 어색하게 웃는다. 진땀이 난다... 이러다 또 싸움판이 벌어져도 이상할 것 없지...)
혹시 허니문이라서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건가요? 그럼… 당신은...? 옆자리로 시선이 갑니다. 양은 불편한 듯 기대하는 듯 당신을 힐끔힐끔 살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스티븐:
정신
기준치:
65 /32 /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니...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봅시다. 갑자기 결혼이 웬말입니까.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면 허공에서 무언가 형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스티븐: (형체...? 눈을 좁게 뜨고 자세히 살핀다.)
보기에는 소형견 크기인 그것은, 자세히 보니 거대한 벌입니다. 그것도 한두마리가 아니고, 십여마리의 거대 벌이 날아옵니다.
거대한 눈과 붕붕거리는 날개짓 소리를 표현할 비유는 한가지죠. 매우 징그럽습니다. 이성판정입니다. (0/1d2)
스티븐:
SAN Roll
기준치:
62 /31 /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그들은 무언가를 찾는듯 여러분이 앉아있던 테이블을 더듬거리다가 곧 사라집니다. 바텐더가 말합니다. 천만다행으로 칵테일 허니문에는 꿀이 안들어간다고 하네요.
스티븐: (또 죽어야 했을지도...!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제 괜찮으니 진정하라는 말과 함께 바텐더가 내민 스크루 드라이버에는… 빨대 대신 진짜 십자 드라이버가 꽂혀있습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드라이버가 나왔습니다.
스티븐: 뭐...? (바텐더 엄청나게 째려봄. 진짜 진심이야? 스크류드라이버가 언제부터 드라이버 꽂은 술인거야...!)
스티븐: 아...! (금고의 나사를 풀 만한 도구라면 역시 이것만한 게 없긴 하지) 금고를 열 수 있겠어.
양: 금고요? (허니문을 마시다가 당신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스티븐: 그... 홀에 있는 트리 아래에 있던 금고 말이지. (자리에서 일어나 장식용 상자 쪽으로 향한다.)
트리 아래 상자들 속에 금고는 여전히 굳게 잠겨있습니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풀면 금고는 쉽게 열립니다.
내부에는 황색 인장이 크게 찍힌 낡은 책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스티븐: (인장...? 그... 노란색을 숭배하는 사이비종교 명함의 그것과 똑같았던가... ...?)
표지를 살펴보고 있으면 뒤에서 절규 같은 함성이 들립니다.
돌아보니 5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당신을 숭배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는 서로 나이와 성별은 달라보이지만 똑같은 노란 우비를 입고 있습니다.
노란 우비: 그 책을 저희에게 주실 수 있으십니까?
스티븐: 어? 어, 여기... 있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느낌에 압도되어서 뭐라 더 묻지도 않고 책을 그냥 건네준다. 여기서 뭐라 더 첨언했다간 이상한 말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거 같으니까...)
노란 우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형제여. 이 뜻에 대한 보답은 꼭 하겠습니다.
스티븐: (...뭐지...?? 얼떨떨한 마음과 얼빠진 얼굴로 자리에 돌아온다... 진짜 뭐지? 뭔가에 홀린 듯 책을 덥썩 내주다니...)
양: 저거 저렇게 줘도 되는 거에요? 보니까 주문서 같은데... 이상한 게 소환되면 어떡해요?
스티븐: ...그러게 말이지... (얼굴 쓸어내리며 한숨을 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수밖에 없겠어. (십자드라이버가 담겼던 칵테일은... 마시지 않고 구석에 밀어둔다.)
양: (스티븐을 안 쓰럽게 바라보며) 저도 한참 루프 초창기에는 그랬어요. 곧 괜찮아 질거에요. 술이나 더 마시죠.
작은 손으로 당신의 등을 두들기며 바텐더를 부릅니다.
그나저나 영롱한 노란색 음료를 마시고 나니 노란색 사물들이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저기 구석진 자리에 있는 다섯명의 노란 우비를 입은 사람들을 포함해서요.
...? 아니, 저 사람들 저기서 뭐하는 거죠?
스티븐: (아, 설마... 무슨 작당이라도 꾸미는 건 아니겠지? 가까이 다가간다.)
동태를 살피자니, 그들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스티븐: ...지금 자네들, 뭐하고 있는 거지? (누가 봐도 수상하게 헤쳐모여서 시시덕거리고 있으니까 물어보는 게 인지상정)
무슨 일인지 물어보면, 우리가 바라고 바라던 신을 소환 할 거라고 말합니다. 그들 중 당신에게서 책을 받았던 사람은 반가운 낯으로 함께 참여 할 거냐, 물어보기까지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노란 우비의 사람들을 제지하거나, 같이 동참해서 일을 돕거나... 또는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스티븐: 뭐...? (아, 실수했다. 역시 양의 말대로 책을 주면 안됐는데...!) 그건 안되지. 안 될 일이고 말고. (앞으로 한발 내딛자 바닥으로 살얼음이 퍼져나간다)
스티븐을 평범한 휴마라고 생각한 노란 우비 일행은 공격 태세도 갖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스티븐 기습 가능합니다.
스티븐:
절대영도의 바람
기준치:
75 /37 /15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0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더니 곧 노란 우비 일행이 얼어붙습니다.
양:
정신
기준치:
65 /32 /13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노란 우비:
정신
기준치:
90 /45 /18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일행 중 한 명의 손에서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는 가 싶더니 양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져 나옵니다.
검은 안개가 모여들어 구를 이루는가 싶으면 곧 그 자리에는 찢어진 심장이 나타납니다.
노란 우비: 너희는 마법사구나... 전처럼 우리를 죽이려고 왔으나 소용없다....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는 눈을 마주한 스티븐, 정신력 판정입니다.
스티븐:
정신
기준치:
65 /32 /13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노란 우비:
정신
기준치:
90 /45 /18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심장에 격통이 느껴집니다. 양이 쓰러지면 바닥에 피가 흐르고 가게 안의 소란은 커집니다. 아마도 그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일겁니다.
…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양과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정신이 몽롱하고, 도대체 이 루프를 벗어날 방법이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세번째 죽음을 경험한 스티븐, 이성 판정입니다. (1/1d3)
스티븐:
SAN Roll
기준치:
65 /32 /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는... 죽음에 어느 정도 무뎌진 것 같군...) ...이런 식으로 수없이 죽은 건가? (양을 쳐다본다.)
양: 뭐... 그렇죠? 그래도 이제 두 개 조합이 아니라는 건 확실해졌네요.
스티븐: 제정신으로 할 만한 일은 아니야... 자넨 정말 헬사렘즈 롯트 그 이상도 잘 어울리는군. (고개 쩔쩔 흔듦)
양은 그저 웃으며 메뉴판을 팔랑일 뿐입니다.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작은 안내문]이 보입니다.
스티븐: 하아, 이번엔 뭘 마시고 죽을지 결정하는 마음밖에 안 드는군... 뭘로 하겠나?
양: 일단 아까 더블 럼 조합이 실패했고... 노란색 컬러도 실패했으니까... 이번에는 더블 위스키 어때요?
위스키도 실패하면 빨간색 컬러로 시도해보죠.
스티븐: 음, 그럼 그렇게 하지. 난 올드패션드로 할게.
(바텐더를 부른다) 러스티 네일이랑 올드 패션드로. (손가락 두개 펼친다.)
칵테일을 주문하자 바텐더의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신경쓰이기 시작합니다.
롱 바, 여러분 옆에 앉은 그 사람은, 처음에는 검은 로브를 걸치고 있어 그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어느새 얼굴을 드러내고 느긋하게 칵테일을 마시고 있습니다.
... 그 얼굴은 난생 처음 보는 아름다움입니다. 늘씬한 몸매에 진한 눈매, 흔히 말하는 완벽한 미모를 가진 이 남성은 천연덕 스러운 표정으로 바텐더와 대화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이런 사람은 바 같은 곳이 아니면 곧잘 볼 일이 없긴 하지. 저도 모르게 미소지으며 말없는 인사를 건넨다.)
당신이 인사하자 이 수수께끼의 남성은 아찔한 미소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여러분의 곁으로 다가옵니다.
스티븐: 네, 그렇습니다만. (살갑게 대한다.)
수수께끼의 남성: 흐음, 애인은 아닌 것 같고...(턱을 쓸더니)
제가 맞춰볼까요? 직장 동료라던가?
수수께끼의 남성: 후후, 제가 맞췄나요? 맞춘 선물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 어라? 이 수수께끼의 남성은 양에게 흥미를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유혹하는 듯한 말투로 그녀의 옆에 서네요.
뭐지? 꼬시려는 걸까요? 그의 작업에 웃는 걸 보면 양마저도 수수께끼의 남성에게 꽤 호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스티븐: (음...? 하기야 멀리서 봐도 눈에 띌 정도로 매력있는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 그치만 나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었나?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군...)
주거니 받거니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나누는가 싶더니 그는 양에게 무언가 가르쳐줄게 있다며 어디론가 데리고 가려고 합니다.
스티븐: 잠깐, 저한테도 가르쳐주시죠. 저만 쏙 빼놓고 얘기하면 조금 섭섭한데요.(양의 어깨를 감싸서 따라나가지 못하도록 제지하고 남자를 웃는 낯으로 똑바로 쳐다본다.)
수수께끼의 남성: 음, 글쎄요. 저희는 둘 만의 시간을 가질 줄 알았는데 말이죠. (양을 보며 슥 눈웃음을 치며)
양: 잠깐만요, 스티븐 씨.
(당신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하고서) 저 루프하는 내내 저런 사람은 처음 봐요. 어쩌면 이 루프를 빠져나갈 단서일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얼른 다녀올게요. 응? 양이 당신의 팔을 풀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스티븐: 영 못 미더운데 말이지... (양의 말에 어느 정도 설득된 건지 어깨 잡은 손을 푼다.) 조심해. 루프에서 처음 마주친 거면 강력한 괴생명체일 수도 있어.
양: 그만큼 중요한 단서기도 하고요. 금방 다녀올게요. 그 사이에 죽지나 말아요.
"금방 돌아올게." 어쩐지 삼류 호러 영화 속 클리셰 같은 대사를 남겨두고, 양은 그 수수께끼의 남성과 함께 자리를 뜹니다....
두 사람이 떠나고 나면 곧 칵테일이 바 위에 올려집니다.
락 글래스 안에 오렌지로 장식된 올드 패션드와...
스티븐: 아, 고맙.. ...네? (여긴 정말 뭐가 문제지? 별 생각없이 러스티네일...?을 빈 자리 앞으로 옮겨주려다 뚝 멈춘다... 돌아와서 이걸 보면 놀랄지 한바탕 웃을지 궁금하군. 아직 안 돌아왔나?)
가게 안을 둘러보면 양과 수수께끼의 남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스티븐: (그럼 먼저 마시고 있을까. 어차피 여긴 칵테일을 어떤 조합으로든 마셔야 나갈 수 있는 듯하니까. 올드 패션드를 한모금 들이킨다. 평생 마실 술을 여기서 다 마시겠군...)
양을 기다리며 술을 마시고 있으면, 당신의 뒤에서 피곤에 찌든 듯한 얼굴을 가진 경비원 복장의 사내가 테이블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상종하고 싶지 않지만 어째서인지 당신이 있는 테이블로 서서히 다가오는 것 같네요.
스티븐: (경비원 복장...? 아, 그러고보니 뒷문 열쇠를 경비원이 가지고 있다고 얘기했던 거 같은데...! 그런데 이쪽으로 왜 오는거지? 긴장되지만 태연한 얼굴을 유지한다.)
갑자기 그의 혀가 엄청난 길이로 늘어납니다. 거대한 보아뱀 같은 모습입니다. 그러고는 덥석! … 러스티 네일, 그러니까 못이 든 잔을 혀로 말고서 입안에 마구잡이로 털어넣습니다.
남자의 뱃속에서부터 시작된 깡통소리가 잠시 가게 안에 울려퍼집니다.
스티븐: 뭐...? (이거 위험한 거지? 자리에서 일어나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남자를 쳐다본다. 공격이라도 할 셈인가? 아니면 정말 못만 축내러 온 건가?)
못으로 배를 채운 사내는 고장난 로봇처럼 삐걱거리며 다시 가게 안을 배회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사내를 지나쳐, 저기 양이 돌아오는 군요.
양: 왜 그러고 서 있어요? 칵테일은요?
(퉁명스러운 말투로)
스티븐: 아, 그게... (뒷목 긁적이다 자리에 천천히 앉는다. 여기에 죽치고 있다간 제 명에 못 살겠어.) 자네 건 못으로만 채워져 있었는데 그걸 다른 자가 먹고 가서 말이지. (가게 안을 배회하는 남자를 가리킴)
양: ... 경비원이네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저 경비원, 멀티태스킹이 안되서 한 명이 잡고 있는 동안 열쇠를 챙기면 될 거에요. 열쇠가 어딨는지 제가 알고 있으니 스티븐 씨가 잡고 있을래요?
꽤나 솔깃한 제안이지만... 매몰찬 말투와 차가운 시선. 어쩐지 쌀쌀맞아 보이지 않나요? 스티븐, 어떡하실 건가요?
스티븐: 오, 그런 것도 알고 있었나? 대단하군. (태도가 급변한 게 영 신경쓰이는데...) 그런데 아까 자네, 그 남자랑은 어떻게 됐나?
양: ... 제가 그걸 왜 알려드려야 하는데요?
스티븐: 응? (이런 적이 없었는데. 벙쪄버린 나머지 양을 멀거니 쳐다보고만 있다.) ...아니, 자네가 루프에서 빠져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까봐 따라나간 거였으니 물어보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아아, 너까지 왜 이러지?)
심리학
기준치:
60 /30 /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상대방은 양, 그녀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갑작스럽게 변한 태도는 영문을 알 수 없군요. 양은 당신의 질문에 왜 꼬치꼬치 캐묻냐며 기분 나빠합니다.
양: 하여튼, 스티븐 씨가 저 경비원의 시선을 끌고 있어봐요! (등을 밀칩니다.)
스티븐: 어, 어어- 아직 말 안 끝났는데-...! (답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얼레벌레 떠밀려 나왔다...! 정말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군... 양의 요청대로 경비원에게 다가간다.) 어이, 아까 마신 칵테일 값은 줘야 하지 않겠나.
경비원이 끼익, 녹 슨 소리를 내며 당신을 돌아 봅니다. 벌어진 그의 입에서 보아뱀 같은 혀가 스멀스멀 당신을 향해 뻗어나옵니다.
이건... 촉수? 피하기 위해서는 은밀행동 판정입니다.
스티븐:
은밀행동
기준치:
35 /17 /7
굴림:
46
판정결과:
실패
경비원의 입에서 뻗어나온 촉수가 당신의 몸을 휘감고 엄청나게 압박을 해옵니다. 점점 숨이 막힙니다.
스티븐: 크윽...! (이대로 있다간 죽을지도 모른다...!)
스티븐,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은밀행동 판정입니다!
스티븐:
은밀행동
기준치:
35 /17 /7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혀에서 흘러나오는 액체 때문에 몸이 질척거려집니다. 기분이 더럽습니다.
스티븐: ...!! (도저히 안되겠다는 마음에 양을 찾는다) ...양, 엄호를...!
당신의 말은 들은건지 아닌지 양은 경비원의 동태를 살펴보며 총의 손잡이만 만지작 거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번엔 정말로 빠져나간다...!)
은밀행동
기준치:
35 /17 /7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몸에 있는 기력이 빨려나가는 기분입니다.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스티븐: (아... 크라우스나 적어도 재프만 있었더라면 나았을텐데... 다시 한번...!)
은밀행동
기준치:
35 /17 /7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경비원이 양손을 길게 뻗어 찰싹찰싹 당신을 치는 사이, 양도 움직였습니다. 허리춤에 달려 있던 열쇠를 낚아채는 순간, 당신도 무사히 빠져나옵니다.
스티븐: 으윽...! (온몸이 눅진눅진하게 젖어서 불쾌하다... 죽지 않았으면 그걸로 된 거겠지만.) 열쇠는...?!
당신의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고, 양은 열쇠를 들고 곧장 뒷문으로 달려가 버립니다. 경비원은 바닥을 더듬거리며 열쇠를 찾고 있습니다.
뒷문으로 가면 양은 열쇠로 문을 열고 있습니다.
스티븐: 문 너머로 뭐가 있는지는 아나? (양을 쳐다보며)
그녀가 짜증스러운 어조로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문이 열립니다. 두 사람은 곧 문 너머 깊은 어둠과 대면합니다.
스티븐: (깊은 어둠에 압도당해서 질린 표정이다) ...양, 설마 저기로 들어갈 건 아니겠지?
양: (손을 뻗어보며) ... 가고 싶어도 못갈 거 같은데요. 아예 막혀있어요.
주문으로 가는 길을 막은 거 같은데...
스티븐: 주문...? (알고 있는 주문은 시간선을 루프시켜놓은 것 외엔 모르는데.) 다른 걸 주문해야 알 수 있으려나.
양: 흠... (계속 어둠을 두들기며 생각에 잠깁니다.)
이렇게 허탕인 걸까요? 아무래도 이 곳을 통해 나가려면 무언가 더 단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뒷문에 대한 비밀을 풀지 못하고 망연자실하면 아까 만난 수수께끼의 남자가 뒷문으로 오다 여러분을 보고 아는 채 합니다.
수수께끼의 남성: 여기서 뭐하고 있습니까? 아하, 저 문 너머로 가려는 건가요?
스티븐: 아, ... ...그렇습니다만. (양이 이 남자와 무슨 얘길 나눴는지 모르니 절로 경계하게 된다.) 저 너머로 가는 방법을 알고 계십니까?
수수께끼의 남성: 특수한 조건이 필요해서 그렇지 어렵지 않아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가시겠어요?
스티븐: 뭐, 그렇다면... (양의 눈치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의 대답에 수수께끼의 남성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가 여러분 앞에서 손가락을 두번 튕깁니다.
그는 이거라면 문을 나설 수 있다고 말하며, 활약을 기대하겠다고 짧게 인사를 건내고 그대로 문 너머로 나가버립니다. 마지막으로 본 미소는 매력적이지만 어쩐지 불안한 예감이 들기도 합니다.
스티븐: 음, 그러지. (별 수 없으니 양을 따라 나선다)
문을 통과할 경우 이성 -1, 마력 -4 차감합니다.
까만 하늘, 까만 공간에 둥둥 떠다니기 시작합니다. 1초가 1년 같으며 손끝부터 먼지가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모습을 찾기 전에 거대한 우주정거장의 형상을 발견합니다.
여러분은 지구와 달 그 어딘가의 우주에서 떠다닙니다. 곧 육신과 영혼 전부 흔적도 없이 쓰러지며…
…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다시 양과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와있습니다.
네번째 죽음을 경험한 스티븐, 이성판정입니다. (1/1d3)
스티븐:
SAN Roll
기준치:
65 /32 /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4번에 걸쳐 반복되는 죽음 동안 수없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겪은 스티븐은 이제 정신을 온전히 유지하기조차 힘듭니다. 점점 광기에 빠져듭니다...
말 그대로 심신미약 상태입니다. 평소의 모습과 다른 행동을 간간히 하며, 여차하면 그냥 죽고 루프해버릴 나약한 정신머리를 가지게 됩니다.
스티븐: 아... 정말 끔찍하군. (죽음의 경험을 다시금 상기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만 같다.) ... ...빨리 끔찍한 기억을 잊으려면 취해야겠어. 뭘로 할래? (먼저 메뉴판을 집어들고 양에게 묻는다)
무언가 이상합니다. 옆에는 있어야 할 양도 없고, 가게의 내부는 어쩐지 더 깔끔한 것 같습니다.
스티븐: 어...? (주변을 둘러본다. 어딨지? 지금 내가 누구 때문에 여기서 지옥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술을 줬던 바텐더 대신 바의 주인이라는 여성이 서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루프에도 조금씩 오차가 있는 걸까요? 자세히 보면 바의 주인이 꽤 젊어보입니다. 대충… 10년 정도?
스티븐: ...뭐?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건지 의심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되묻는다.)
주인: 혹시 어느 시간선에 떨어진지 몰라서 그러는건가? 지금은 2011년 3월 37일이네.
스티븐: 20... 2011년? (정말이야? 10년 전으로 내가 타임리프했다고? 세 번이나 죽고 일어났다지만 이 기상천외한 바는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정확히 10년 전입니다. 주인은 태연하게 메뉴판을 내밉니다.
주인: 당신같은 사람들이 가끔 들리곤 하지. 자, 한 잔 마시고 가도록 해.
스티븐: (메뉴판을 본다. 자신이 봤던 10년 후의 메뉴판과 똑같은 건가...?)
조금 다른, 가감없이 말하자면 다소 촌스러운 디자인이지만 메뉴는 비슷합니다.
주인: 아, 나도 참…(다시 메뉴판을 가져가며) 시간 여행자는 술을 마시면 시간여행이 잘 안된다고 했지. 그렇다면 무알콜 칵테일은 어때? 데킬라 선라이즈에서 데킬라를 빼면, 그래도 꽤 맛있는 칵테일이 된다고.
스티븐: 난 센 걸로 빨리 취하고 싶은데 말이지... (아, 뻐근한 눈 근처를 꾹꾹 누르다가 재량껏 달라는 듯 결국 고개를 끄덕인다. 여긴10년 전이라서 양이 없는건가? 혼자 2021년에 있는 거라면... ... 따위의 생각을 한다. 하기야, 그렇게 명랑했는데 자신이 없어도 알아서 잘하겠거려니 싶은 마음까지 든다.)
주인: 술에 취하면 엉뚱한 시간대로 가버린다고? 운전이던 여행이던 맨정신이어야지. 자, '선라이즈'네.
바의 주인이 금세 당신의 앞에 붉은 색과 노란 색의 그라데이션이 영롱한 데킬라 선라이즈를 건냅니다. 아니, 데킬라를 뺀 「선라이즈」를요.
스티븐: 이런 건 처음 마셔보는군... 추천 고마워. (제 앞으로 나온 선라이즈를 든다. 무알콜은 내키지 않지만... 일단 주는대로 마신다. 만약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뭐... 시간여행자 주문으로 자신도 다시 돌아올 거니까, 싶은 생각도 들고..)
눈 앞에는 [키스 오브 선라이즈의 메뉴판]과 … 아니, 아니죠. 눈 앞에는 양의 모습이 보입니다. 왜 갑자기 멍하니 있냐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스티븐: ...어? 방금까지만 해도 자넨 없었는데...? (착각인가? 뭐지? 분명히 10년 전을 보고 왔던 거 같은데)
양: 깜짝 놀랐잖아요. 이런 곳에서 스티븐 씨마저 잘못되기라도 하면….
스티븐: 아까 전까지만 해도 영 쌀쌀맞더니 마음이 또 바뀌었나보군. (조금 피곤한 안색이지만 피식 웃으며 말한다.)
양: 아아, 그거. 그 남자 때문이에요. 영 수상하더라니, 인간도 이계인도 아닌 존재더라고요. 서운하게 했다면 미안해요.
스티븐: 사람을 홀릴 수 있는 존재였나... 뭐, 예상 안이긴 하군. 사소한 데에 마음 상하기엔 워낙 정신없는 곳이라서 말이지. (어깨 으쓱거리며 미소짓는다) 생각해둔 메뉴라도 있나? 없으면, ...추천 받은 게 있어서 그걸로 해볼까 싶은데.
양: 저는 뭐든 좋아요. 스티븐 씨가 오기 전에 시도한 조합도 족족 실패였으니까요.
스티븐: 그래, 그러면... (바텐더를 부른다) 선라이즈로 둘, 가능한가? (손가락 둘 펼쳐들며)
바텐더: 그건 무알콜 칵테일인데... 괜찮으십니까?
스티븐: 아, 괜찮으니 그걸로 해주게. (사람 좋게 웃으며 말함)
그렇다면 잠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바텐더는 쉐이커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곧 서빙되는 선라이즈는, 처음에 주문했던 데킬라 선라즈와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하지만 알콜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집에 돌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건배할까요? 축사도 있으면 좋겠군요.
스티븐: ...마지막으로 한잔, 짠. 할까? (선라이즈 한잔을 양에게 건네주며)
양: 후후, 좋아요. 마지막이길 바라면서!(선라이즈를 받아 들고는)
스티븐: 마지막을 위하여. (별에 별 일이 있었던 늦은 주말 밤이지만 뭐... 저런 얼굴을 보니 썩 나쁘지만은 않은 거 같기도... 잔을 부딪치고 선라이즈를 마신다.)
더럽게 힘들었던 하루를 위하여, 이어질 내일을 위하여, 눈부신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위하여!
그렇게 술을 마시면 정신이 또렷해지면서 집중력이 솟아나는 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진짜 시간여행을 하는 감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을 뜨면 한가로운 주말 저녁, 할 것도 없고 지루할 정도로… 아니, 이게 아니죠. TV에서는 철 지난 할로윈 영화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제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요란하게 당신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받아보면 양의 전화입니다. 키스 오브 선라이즈로 들어가기 직전으로 돌아왔다고 말하네요.
그 순간 마침 TV 속에서 한 등장인물이 호러 영화의 세가지 클리셰를 말하기 시작합니다.
양: 어쨌든, 스티븐 씨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스티븐: (조용히 웃는다.) 네가 무사하니 그걸로 됐어. 주말은 거의 다 끝나가지만 남은 시간동안 푹 쉬게.
양: 스티븐 씨도요. 몇 시간 안 남았지만, 주말 잘 마무리 하시고요.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그녀와 함께 어떤 존재들을 만난 것인지, 그것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술집에서 개고생했다는 신체의 경험만은 제대로 박혀있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폭신한 소파에 푹 쓰러지듯 드러눕습니다. 아, 이제서야 평화로운 주말이 될 수 있겠네요. 갑자기 아무 일도 없이 한가로운 것이 행복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