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틴킹 로즈(Stinking Rose)
본문 최종수정일 : 2021.04.03 개요 최근 탐사자가 살고 있는 도시 <램튼>은 의문의 살인 사건으로 떠들썩합니다. 램튼은 치안이 썩 좋지 않은 지역으로 늘상 사건과 사고가 많은 편이지만, 아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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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틴킹 로즈》
W. 시렌
KPC. 스티븐 PC. 양
아래는 리플레이 로그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며 플레이 후 열람을 권장합니다.
혈계전선 2차 세션이며, 작중 등장인물이나 지명 등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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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1.
《스틴킹 로즈》 W. 시렌
KPC. 스티븐 PC. 양
최근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 〈헬살렘즈 롯〉은 의문의 살인 사건으로 떠들썩합니다.
헬살렘즈 롯은 치안이 썩 좋지 않은 지역으로 늘상 사건과 사고가 많은 편이지만,
마치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흡혈귀에게 피를 빨린 것 같다고 하여
이 해괴한 연쇄살인 사건은 통칭
〈흡혈귀 사건〉
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1. 나흘 안에 제대로 된 기삿거리를 가져와!
매그 잭슨: 지금 이런 걸 기사라고 써왔나?!
편집장인 '매그 잭슨'의 고함과 함께 종이 뭉치가 허공에 흩날립니다.
바로 열심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성해 온 당신의 원고입니다.
양:(입술 꾹 깨물고 바닥만 노려봐요)
헬살렘즈 롯의 모든 신문사가 흡혈귀 사건에 대해서 앞다퉈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젠 새로운 희생자라도 발견되지 않는 한, 자극적으로 착즙할 기삿거리도 없을 지경입니다.
나름 온갖 고서적을 뒤져가며 세계 곳곳의 '흡혈귀'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왔는데,
아무래도 편집장의 마음에는 들지 못한 모양이군요.
편집장은 책상을
쾅!
내려치며 손가락으로 문밖을 가리킵니다.
매그 잭슨: 당장 나가! 나흘 안에 제대로 된 기삿거리를 가져오지 못할 것 같으면 그대로 돌아오지 마!!!
이럴 땐 조용히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나흘 안에 제대로 된 기삿거리를 가져오지 못할 시,
해고하겠다는 편집장의 말은 진심일 가능성이 아주 높거든요.
양:(옘병 미친 놈이 지x이야.)(하지만 눈은 내리깔고 조용히 나옵니다.)
바닥에 흩어진 원고를 챙겨가나요? 아니면 두고 가나요?
양:(주섬주섬 빠르게 원고를 챙겨요)
·· HANDOUT ··〔세계 곳곳의 흡혈귀 구전〕━━━━━━━━━━━━━━━━━─
: 자유행동이 가능합니다. 자신의 자리로 갈 수도 있고, 집으로 가도 괜찮습니다.
양:(원고를 품에 안고 자리로 갑니다. 지금 나만 기사 까였어?)
자리로 돌아온 당신에게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조니 랜디스: 편집장이 엄청나게 화난 것 같던데, 도대체 무슨 일이야?
조니 랜디스는 초췌한 낯으로 당신에게 아는 척을 합니다.
그는 당신의 입사 동기이자, 헬살렘즈 롯에서 요즘 들어 가장 잘나가는 기자입니다.
양:아니, 인기 있는 주제로 기사를 써오라길래 뱀파이어 구전 조사해서 가져갔더니 지x이야. (책상 아래로 중지를 들어올려요. 조니는 볼 수 있는 위치일지도.)
조니 랜디스: 고작 그런 걸로 기삿거리가 될 수 없잖아. 편집장님 말씀도 일리는 있어.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며 편집장을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입니다.)
양:야, 너까지 그럴래? 이럴 땐 위로가 먼저 아니야?(씩씩 거리며 원고를 정리해서 가방에 넣어요.) 그리고 이미 흡혈귀 사건에 대해서는 온갖 신문사에서 뽑아내는 중이라 내가 새로 쓸 것도 없단 말이야.
조니 랜디스: (어깨가 한껏 올라가 있으며,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나를 봐, 나를. 내가 얼마나 특종 기사를 잘 뽑아내고 있는데. 좀 본받는 게 어때? (코가 한 뼘은 높아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가 흡혈귀 사건에 대한 정보를 어찌나 빨리 입수해오는지,
얼마 전 여섯 번째 희생자에 대한 전면 기사가 그의 이름으로 올라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양:그래? 그러면 어디 본 받을 수 있게 아는 경찰 있으면 소개 좀 시켜줄래?
조니 랜디스: 그런 건 다 알아서 하는거야. 내 밥줄을 어떻게 너한테 홀랑 넘겨줄 수가 있겠어. (한참을 뜸을 들이다 다시 입을 열고) 사실은…
양:나라고 안 뛰어 다닌 줄 알아? 잘났어, 정말…
두 발로 열심히 뛰어다녔다던 그의 얼굴이 한층 더 초췌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
조니 랜디스: 어쨌든 다음 기사는 신경 써서 잘 좀 해봐. 편집장이 호시탐탐 널 해고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더라.
양:해고? 정말로…? (조니의 뒷모습을 보며 입을 벌려요.)
End.
2. 당신의 수상한 이웃
당신이 살고 있는 뎃사우 리크(Dessau Leak) 스트리트는
흔히 빈민가로 취급되는 곳입니다. 당연히 치안은 좋지 않지만,
그만큼 집값이 저렴한 덕분에 당신의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도
빠듯하게 공동주택의 집세를 내며 근근이 먹고 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불성실한 관리인은 당신이 지나가든 말든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아마 낯선 사람이 드나들더라도 입주민이라고 여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가방을 움켜쥔 채 총총 들어가요. 어깨에는 긴장으로 바짝 힘이 들어가 있어요.)
매월 내는 관리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지도요. 그러고 보니 슬슬 청구서가 날아올 때입니다.
우편함을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양:하아아, 이런 집인데도 돈은 찰실히 떼어가는 구나~ (한탄하며 우편함을 열어요.)
: ■ 우편함
양:(청구서는 가방에 넣고 소포는 한쪽 팔에 끼운 채 집으로 갑니다.)
[공동주택 3층]
우편함을 확인한 뒤에 계단을 올라가던 중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스티븐:안녕하십니까.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면, 복도의 창문을 통해 들어온 노을을 등지고
계단참에 서 있는 누군가가 당신의 눈에 들어옵니다.
그는 계단을 내려오며 예의상의 인사말을 건넵니다.
스티븐:오늘도 이 시간에 퇴근하나 보군요.
한아름의 장미 꽃다발을 들고 있는 미형의 인물.
당신의 이웃입니다.
·· HANDOUT ··〔당신의 이웃〕━━━━━━━━━━━━━━━━━─
양:아, 네에. 안녕하세요. (이 주택에 살면서 이웃과 인사하는 일이 생길 줄이야... 어색하게 마주 인사해요.)
스티븐: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었던가요?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듯 잠시 가만히 서서 생각하더니) 스티븐 스타페이즈입니다. 자주 볼 것 같으니 잘부탁드립니다.
양:어어, 네. 저도 잘 부탁해요. (고개를 까닥이다가 흘러내리는 가방을 추슬러요,)(자주? 이웃이라 하는 말이라기에는 조금 새삼스럽지 않나?)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양:
솔직히 301호의 입주민은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단정한 외관은 그렇다 치고, 그의 옷은 늘 새것처럼 깨끗하며
자세히 살펴보면 사용된 옷감 소재 또한 아주 고급스러운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 계절에 장미꽃이라니. 어지간한 돈으로는 구할 수도 없을걸요?
이건 기자의 감입니다.
양:(특히나 헬살렘즈 롯에서 말이지…)
창백해보이는 얼굴, 길게 뻗은 속눈썹, 굉장히 매혹적인 외형을 가진 그
결코 이 수상한 이웃은 평범한 빈민가의 주민일 리 없습니다.
스티븐:그런데 혹시 떠돌이 개가 많이 나타나는 곳이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중에 검은 개 가 있었는지 알고 싶은데요.
양:어… 예? (개라니? 암호인 걸까 고민합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양:
식당이 몰려 있는 거리와 풀숲이 가까운 지역 근처에서
떠돌이 개가 가끔 보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리 중에는 제법 큰 검은 개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런데 떠돌이 개는 왜 찾는 걸까요?
양:어딘지 알 것 같은데… 그건 왜요?
스티븐:그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혹시 알고 계신가 해서요.
양:(기자의 감이 말한다…! 이 사람은 취재감이다!) (친절한 미소와 함께) 거기 가는 길이 애매해서 초행길이면 찾기 어려울 거에요. 제가 같이 가드릴 수 있는데.
스티븐:아닙니다.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괜한 말씀을 드려서 …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스티븐은 당신의 친절한 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양:엇, 저기, 저기요! (급하게 한 손을 뻗어보지만 허공만 저어요.)
그의 뒷모습은 야속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End.
3. 당신의 집, 303호
드디어 꿈에 그리던 스윗 홈으로 돌아왔습니다.
배도 고프지만, 피곤하기도 합니다. 먼저 무엇을 하는 게 좋을까요?
양:(거실 소파에 앉아 소포부터 풀어요.) (한편으로는 밥 먹고 개가 많은 곳을 찾아가 볼까, 그냥 쉴까 고민해요.)
소포의 내용물을 확인해보면 천에 둘둘 싸인 작은 유리병이 나옵니다.
병 안에는 기묘하게 반짝이는 가루가 들어있습니다.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양:이게 뭐지?
이게 대체 무엇일까요?
은빛으로 반짝이는 가루는 어쩐지 자체적으로 깜박깜박 빛을 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병 안의 가루를 살펴보고 있으면
똑똑
현관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홀린 듯 병 안의 가루를 바라보다보니 4시간이나 흘러버렸습니다.
양:헉, 어느 새 시간이…
문에 난 조그만 구멍을 통해 방문자를 확인해보면,
아까 야속하게 자리를 떠났던 스티븐이 서 있는게 보입니다.
양:(엥? 저 사람이 왜?)
똑똑
그 사이에 또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문을 열어줄 때까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양:(걸쇠는 풀지 않고 문을 조금 열어요.) 스티븐 씨?
문을 열면, 다시 장미 향기가 은근히 풍겨옵니다.
스티븐:제게 와야 할 물건이 있는데, 이 도시로 이사를 오기 전에는 303호에 거주했었거든요.
양:소포? 아… 제가 받은 거 같아요. 어,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잘못 배달된 소포라면,
당신이 방금까지 보고 있던 가루가 들어 있는 유리병을 말하는 것일까요?
잘못 온 소포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마땅히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줘야겠죠.
방안으로 돌아가 주섬주섬 유리병을 챙겨 현관문으로 향하는데,
문득 당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스티븐의 시선을 느낍니다.
흠칫 놀랄 틈도 없이 눈이 마주친 동시에
스티븐의 입가에는 꽃이 만개하듯 순식간에 웃음이 피어납니다.
양:(와 진짜 잘생겼다… 근데 왜 저렇게 웃지?) (그러면서 주춤주춤 다가가 소포를 내밀어요.) 미안해요. 저한테 온 줄 알고 열어봤어요.
스티븐:뜯어보셨을 줄은 몰랐지만, 이렇게 찾아서 얼마나 다행인지.(어깨를 으쓱이며) 다음에도 배달이 잘못 올 수도 있는데, 그땐 곧바로 저에게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심리학 판정 가능 합니다.
양:소포야 뭐, 바로 알려드릴게요. 식사는…
설마, 소포를 뜯어봐서 화가 났던 건 아니겠죠?
스티븐:꼭 대접해드리고 싶으니 사양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해요.
양:(그의 미소에서 어쩐지 위압감을 느끼고 고개를 끄덕여요.) 그래요. 그럴게요.
스티븐:생각해보니 아직 이름도 여쭤보지 않았네요. 이름이 어떻게 되죠?
양:아, 저는 양이에요. HL타임즈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내 건내줍니다.)
스티븐: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양.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당신에게서 명함을 받은 스티븐은 301호로 돌아갑니다.
End.
4. 깨진 거울과 장미
오늘도 어김없이 날이 밝았습니다.
화가 난 편집장이 나흘 내로 제대로 된 기삿거리를 찾기 전에는
신문사에 돌아오지도 말라고 했으니 〈경찰서〉라도 가봐야겠군요.
그곳에는 당신의 정보원인 부패 경찰이 한 명 있습니다.
그로부터 자질구레한 범죄 소식이라도 주워들을 수 있을 거예요.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준비를 마친 뒤 밖으로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양:(경찰에게 줄 시가를 가방에 챙겨넣고 딱딱한 식빵을 입에 물어요.) 하아아, 이 녀석 제대로 된 내용도 없고 시가 값이 더 드는 거 같은데…
그러나 당신이 외출을 위해 현관문을 여는 순간, 발아래 쪽에서
잘그락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의 근원을 확인해보면
그것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깨진 거울의 조각입니다.
맑은 빛을 번뜩이는 크고 작은 거울의 파편에, 이를 내려다보는 당신의 얼굴이 비칩니다.
깨진 거울의 조각은 정확히 303호, 당신의 현관문 앞에만 깔려 있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당신의 문 앞에만 거울 조각을 버려두고 간 것 같은데,
이걸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양:아침부터 재수없게 이게 뭐야.(쯧 혀를 차고는 발로 슥슥 밀어 한쪽으로 치웁니다.)
외출하기 전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청소부터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분명, 이대로 두고 가면 민원이 들어가서 골치아파질 거예요.
양:아이씨, 되는 일이 없어, 되는 일이… (궁시렁 거리며 거울 조각을 한쪽에 모아놓고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지러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요.)
집 안에서 가지고 나온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거울 조각을 모두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면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타이밍 좋게 301호의 문이 열리면서 스티븐이 나옵니다.
문밖으로 나서던 스티븐은 당신을 발견하고 눈웃음 짓습니다.
늘 저녁 시간대에만 보던 사람을 아침에 만나기는 처음입니다.
스티븐:좋은 아침입니다, 양. 지금 출근하시는가 보군요.
퍽 친근하게 아침 인사를 건네며 다가오는 스티븐은 한껏 차려입은 모양새로
탐스러운 장미꽃 다발을 들고 있습니다. 어딘가 데이트라도 하러 가는 걸까요?
양:네, 또 하루가 시작됐으니까요.(어깨 으쓱) 그나저나 데이트라도 가시나봐요? 꽃다발이 멋지네요.
스티븐:아, (당신의 반응을 살피며) 이건 당신을 위해 준비한 겁니다. (꽃다발을 당신에게 내민다) 당신이 집에 없으면 그냥 문 앞에 두고 가려고 했는데… (꽃다발을 한 번 내려다보다 다시 당신과 눈을 맞추고는) 마침 이렇게 딱 마주치다니 운이 좋았네요. 이런걸 보고 운명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양:예? (얼떨결에 장미를 받고는) 저요? 운명? (얼떨떨한 표정으로 스티븐을 쳐다봐요.)
스티븐:제 소포를 찾아주셨잖아요. 정말 중요한 물건이었거든요. 감사의 표시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말했지만, 초대장 하나만 덩그러니 두고 가긴 제가 아쉬워서요.
스티븐의 말을 듣고 보니 가시 돋친 장미꽃 사이로 …
초대장으로 보이는 카드가 끼워져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펼쳐보면,
그의 말 그대로 감사의 표시로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으니
괜찮은 날짜와 시간을 알려달라는 글이 쓰여 있습니다.
양:초대장까지… 정말 본격적이네요. (이 도시에서 이런 격식 참 흔치 않은데, 이 뒷말은 삼켜요.)
스티븐:그럼, 시간은 내일 저녁으로 괜찮겠습니까?
양:날 음식만 아니면 다 좋아요. 스시 같은 건 못 먹거든요. (하하, 하고 멋쩍게 웃으며 품 안의 장미를 추슬러 안아요.)
스티븐:그렇군요. 꼭 날 음식은 빼도록 하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데이트는 어떠신가요?
양:어, 에? 네?
스티븐:그렇게 놀라지 않으셔도 … (멋쩍게 웃으며) 가볍게 식사 전에 산책이라도 어떤가 해서요.
양:아, (그런 데이트구나…) (조금 부끄러워져 살짝 웃어요.) 좋죠. 그럼 내일 저녁에 만날까요? 식사 전이면 5시 쯤 어때요?
스티븐:네, 그때가 좋겠군요. 저녁은 지인에게 추천받은 레스토랑이 있으니 그곳을 예약해두도록 할게요.
양:네, 그럼 나중에 뵙죠. 장미 고마워요. 꽃 선물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눈까지 접으며 씩 웃어요.)
End.
5. 큰 소리가 오가는 경찰서
경찰서로 들어서자 누군가의 히스테릭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의 근원지 쪽을 바라보자 어떤 여성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경찰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습니다.
이 경찰서의 경찰들에겐 공명심이라곤 조금도 없습니다.
돈과 권력이 잘 먹히는 질이 썩 좋지 않은 자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소리가 오가는 건 흔히 있는 일이죠.
그런데 그 내용이 조금 특이한 것 같습니다.
당신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가고 있습니다.
비비안:분명 내 두 눈으로 봤다니까요?! 빨갛고 커다란 문어 괴물이 공중에서 휙 사라졌다고요!! 그 괴물이 사람을 공격하면 어떡해요!!
경찰:간밤에 꿈이라도 꾼 거 아닙니까? 문어가 어떻게 하늘을 날아요? 안 그래도 흡혈귀 사건 때문에 바빠 죽겠으니 귀찮게 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세요.
와하하핫!
누군가의 비아냥거리는 농담과 함께 경찰서 곳곳에서 커다란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그게 노골적인 비웃음이라는 사실을 누가 모를까요.
화가 난 건지 부끄러운 건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여자는 휙 몸을 돌려 경찰서를 빠져나갑니다.
: 여자를 쫓아가 볼 수도 있고, 곧바로 정보원인 경찰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둘 다 해도 괜찮습니다.
양:(경찰은 다시 찾아올 수 있으니까 여자를 먼저 쫓습니다.)
경찰서 밖으로 나가면 벌써 한참 멀어진 여자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뛰어간다면 붙잡을 수 있겠네요.
양:저기요, 선생님! 잠시만요! 거기 여성분! (외치며 그 뒤를 따라 달려요.)
비비안:누구세요?!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며 멈춰 섭니다.)
양:네, 경찰서에서 하신 말씀을 듣고 신경이 쓰여서요.
그는 잠깐 떠올리기조차 끔찍하다는 표정을 짓지만, 이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줍니다.
비비안:〈반 스트리트〉 근처를 지나가는데 희미하게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어요. 무슨 소린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허공을 바라보니 멀리서 커다란 문어 같은 게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니까요.
양:문어라고요? 크기는 어느 정도였나요?
비비안:그게… 크기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너무 놀라서 … 헬살렘즈 롯에서 그런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잠시 머뭇거리다) 문어라기엔 훨씬 흉측한 생김새였거든요.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 촉수 같은 게 흐느적거리고 흔들리는 진홍색의 괴물이라고 해야지 맞을 거예요.
양:(진홍색, 촉수, 문어? 메모를 하며) 갑자기 그런 게 나타났다니 정말 놀라셨겠어요. 혹시 그 모습은 그 때 한 번만 본 건가요?
비비안:네, 그게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는데, 점점 모습이 희미해지더니 감쪽같이 허공에서 사라져버렸거든요. …어쩌면 경찰들 말대로 제가 잘못 봤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무서워서 이제 〈반 스트리트〉 근처로는 가지 못할 것 같아요
양:저라도 그럴거에요.(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요.) 주변에 문어 말고 다른 건 없었나요?
비비안:네, 다른 건 없었네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예요.
양:그렇군요.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만에 하나라도 다른 게 더 생각나거나 발견한다면 그 명함으로 연락주세요.
·· HANDOUT ··〔문어 괴물 이야기〕━━━━━━━━━━━━━━━━━─
만약 괴물 문어가 정말 존재한다면, 이건 흡혈귀 사건 못지않은 특종이 아닐까요?
양:(경찰에게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없다며 반 스트리트로 가보자 생각하며 경찰서로 갑니다.)
당신은 정보원을 만나기 위해서 곧장 경찰서로 향합니다.
경찰서
저들끼리 시시덕거리고 있는 경찰 중에서 당신은 찾고 있던 정보원을 발견합니다.
두 사람은 으슥한 곳으로 가서 거래를 시작합니다.
양:요즘 뭐 재밌는 일 없어? (벽에 기대 서서 물어봅니다.)
경찰 정보원: 재밌는 일이야 많죠. 근데, 정보료 제공은 기본인거 아시죠? 맞다, 기본금에 추가금을 더 얹어주면 [흡혈귀 사건에 대한 수사자료]도 제공해 드릴 수 있는데 어떠세요? (정보원은 손으로 동그란 원을 만들어 보이며 물었다)
양:(지긋이 노려보며 계산해봐요. 조니도 알고 있는 정보라면 돈만 낭비하는 건데…) 언젯적 자료인데?
경찰 정보원: 당연히 아주 따끈따끈한 새로운 정보죠. (아부하듯이 두 손을 모아 비비며 양을 바라본다)
양:(그 모습을 노려보다 가방에서 시가와 돈이 든 봉투를 꺼내요.) 잘 생각해서 가져와야 할거야. 기삿거리가 없으면 당신 용돈벌이도 끝나는 거니까.
경찰 정보원: (입이 귀까지 걸린 채) 아유~ 물론이죠. 여부가 있겠습니다. 덕분에 서로 상부상조 하는거 아니겠어요. 기자님은 기사도 쓰고, 돈도 벌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죠.
양:(기사…)(머리가 아픈 기분이에요.) 하아, 어서 가져오기나 해.
경찰 정보원:(당신에게서 돈 봉투를 받아들고는 돈을 꺼내 세어보며) 아직 새롭게 발견된 흡혈귀 사건의 피해자는 없어요. 하지만 냉각기를 따져보면 슬슬 새 희생자가 발견될 때가 됐죠. 어쩌면 오늘이나 내일쯤 소식이 들려올지도 몰라요.
말을 마친 정보원은 당신에게 수사자료를 건네줍니다.
·· HANDOUT ··〔흡혈귀 사건에 대한 수사자료〕━━━━━━━━━━━━━━━━━─
양:(자료를 쭉 훑어보고는 가방에 챙겨 넣어요.) 그럼 다음에 또 보지.
경찰 정보원: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End.
6. 반 스트리트
여자가 괴물을 목격했다는 장소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좁은 골목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괴물이 목격된 방향으로 이어지는 골목인 것 같습니다.
좁고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연결된 골목길은 건물에 가려진 탓에 대낮인데도 어두칙칙합니다.
게다가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썩은 냄새에 절로 불쾌해집니다.
그나마 겨울이라 썩은 내가 덜하군요. 먹고 살려고 이렇게까지 하는데, 뭐라도 발견할 수 있어야….
어라? 바닥에 저게 뭐죠?
관찰 판정합니다.
양:(옷 소매로 코를 가리고서 바닥을 살펴봅니다.)
바닥에는 무언가의 액체가… 떨어져 있습니다. 진득한 검붉은 빛의 액체는 말라붙어가는 중이며,
마치 헨젤과 그레텔이 흘려놓은 빵가루처럼 드문드문 떨어져 골목 안쪽으로 이어집니다.
이성판정 0/1.
양:
검붉은 색의 액체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것 같습니다.
양:(그 액체를 보다 시선을 돌려 흔적을 따라 골목 안쪽을 봅니다.) (위험한 기분이 들지만 소리지르던 매그를 떠올리고 안으로 가기로 결심해요. 주변에 무기가 될 만한 건 없는지 살펴봅니다.)
당신은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말라붙은 핏자국을 따라 천천히, 점점 더 음침하고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갑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무기가 될 만한 게 보이지 않고, 사람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골목입니다.
발걸음 소리는 최대한 죽이고 언제라도 도망칠 수 있게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게 좋겠군요.
처음 발견한 곳에서 멀진 않지만, 점점 더 목적지에 가까워져 가는 건지 바닥의 핏자국이 조금씩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양:(벽에 바짝 붙어선 채 가방을 움켜쥐고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조심해야겠습니다.
행운 판정합니다.
양:
핏자국은 꺾이는 골목의 모퉁이로 이어집니다.
순간, 여기서 바로 모퉁이로 들어서면 안 될 것 같다는 직감이 뇌리를 스칩니다.
아주 살짝만 들여다보는 편이 좋겠어요.
양:(벽에 붙어선 그대로 고개만 살짝 기울여 안쪽을 살펴요.)
빛이 제대로 들지 않는 어두운 골목 안쪽.
이어지는 핏자국 끝에는 시체로 보이는 무언가가 미동도 없이 바닥에 너부러져 있고,
그 곁에서 누군가… 등을 돌린 채, 마치 시체의 몸 위로 엎어질 듯 상체를 깊숙이 숙이고 있습니다.
체액이 빨린 듯 바짝 쪼그라든 손.
시체의 상태는 최근 헬살렘즈 롯을 떠들썩하게 만든 흡혈귀 사건의 희생자들과 같은 형상입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상체를 숙이고 있던 존재가 서서히 몸을 일으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양:(헉, 헛숨을 삼켜요.)
관찰 판정합니다.
양:(빨리 여기서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취재 거리에 대한 욕심 때문에 다시금 안쪽을 살펴봅니다.)
그것은 시체를 눈앞에 두고 입가에 살짝 웃음을 머금고 있습니다. 더없이 끔찍하고 소름 끼치는 순간입니다.
어쩐지 실루엣이 익숙한 것 같지만 주변이 어두워서 검은색 머리카락 정도만 겨우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이 흡혈귀 사건의 범인인 걸까요? 어쩌면 당신은 진짜 흡혈귀를 목격 중인 걸지도 모릅니다.
이성판정 0/1D2.
양:(설마… 설마…)
당신은 범인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목격했지만,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합니다.
어쩌면 그게 당신이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도망을 가는 게 최선일지도 모릅니다. 불현듯 당신의 머릿속에는 ‘특종’이 스쳐지나가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기사를 낸다면 그 짜증나는 편집장이 매우 만족스러워할지도 모르겠네요.
셔터 소리가 나겠지만, 찍고 나서 재빠르게 도망간다면 붙잡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양:(왔던 길을 보며 잠시 도주로를 생각한 다음 떨리는 손으로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요.) (한 장만… 딱 한 장만 있으면….!)
당신은 가방에서 꺼내 든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시체의 위치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집으로 돌아가 기사를 작성하는 것 뿐입니다.
사진을 현상하거나, 신문사에 들러볼 수도 있겠네요.
양:(카메라를 품에 안고 골목을 빠져나가며 고민합니다.) (어쩌지? 경찰에 신고할까? 하지만 그 사이에 다른 기자들이 알게 되면? 그럼 내 특종은?) (...기사를 쓰고 신고해도 될거야. 사진을 인화를 맡긴 다음 기사를 쓰고 경찰서로 가자. 빠르게 골목을 빠져나옵니다.)
〈사진관〉에서 약간의 선금과 함께 필름 현상 및 사진 인화를 맡길 수 있습니다.
양:(사진관으로 향해요. 필름을 맡기고 기사 쓸 생각 중)
당신이 사진관에서 필름을 맡기면 내일 낮에 찾으러 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양:(내일 낮에 사진을 찾고 빠르게 움직여 스티븐과의 약속에 가면 되겠지 생각해요. 아까의 익숙한 실루엣이 신경 쓰이기도 하고…)
오늘은 집에 돌아가나요? 기사는 미리 써두어도 좋지 않을까요?
양:(이미 머릿속에는 기사 몇 줄이 적혀 있어요. 타자기 앞으로 가자마자 밤새 타이핑할 생각 만반.)
편집장이 당신의 원고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양:이번에는 매그가 놀라 까무러칠 기사를 쓰고야 말겠어…! (주먹 불끈)
당신은 마차를 탈 돈이 없기 때문에 걸어서 가야 합니다. 신문사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이 소요됩니다.
양:(노트에 생각난 문장을 메모하며 신문사로 갑니다.)
겨우 신문사에 도착하면 어쩐 일인지 내부가 무척이나 부산스럽습니다.
매그 잭슨: 뭣들 하고 있어!! 거기 넌 얼른 인쇄소로 가서 언제든 작업 들어갈 수 있게 대기하고 있으라고 말하고, 거기 누가 손을 쉬고 있으랬나, 더 빨리 움직여!!!
사무실이 떠나가라 외치는 편집장 매그의 전투적인 지휘 아래 온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무실 직원 한 명을 붙잡아 지금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좋겠습니다.
양:…? (마침 옆을 지나가는 직원의 팔을 잡아요.)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바빠?
직원: 아! 양 씨군요. 랜디스 씨가 또 한 건 해냈어요. 흡혈귀 사건의 새 희생자를 발견했거든요.
양:조니가? 새 희생자를? (하지만 내가 방금 막 보고 오는 길인데 어떻게…?)(고개를 갸웃거리다 직원을 놔주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요.)
“그걸 또 어떻게 우연히 발견했는지! 올해 랜디스 씨 운빨 완전 끝장나네요.”
라는 직원의 말이 아득하게 들려옵니다.
양:정말 운빨이면 좋겠지만….. (어쩐지 아까 실루엣이 익숙한 느낌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매그 잭슨: 거기!!! 뭘 가만히 서서 떠들고 있어!!!!!
편집장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대화를 나누고 있던 직원은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자리로 달려갑니다.
그는 직원과 떠들고 있던 인물이 당신인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매그 잭슨: 양, 어제 분명 나흘 내로 기삿거리를 가져오지 못할 것 같으면 사무실에 발붙이지 말라고 했을 텐데. 기삿거리 가져왔나?
양:기삿거리가 생겨서 쓰러 왔죠. (주변을 둘러보며) 그런데 다들 바빠 보이네요. 무슨 일 있었나요?
매그 잭슨: 보면 몰라. 랜디스가 특종을 물어와서 정신이 없다고. 기삿거리를 찾으려고 돌아다니다가 〈반 스트리트〉 골목에서 시신을 발견하고 곧바로 마차 타고 달려왔다더군.
양:(이런 XX, 전재산을 털더라도 마차를 탈 걸!) 아하, 그래요? 대단하네요. 그럼… 저는 기사 좀 쓰러 갈게요. 쓰고… 고치고… 원고가 나오면 다시 오죠. (어깨를 으쓱이면서 뒤로 물러나 자리로 향해요.) (기사 쓰는 척 하면서 조니의 기사 좀 봐야겠다고 생각해요.)
매그 잭슨: 무슨 내용으로 기사를 쓸 생각이지? 제대로 된 기삿거리를 가져오라고 했던 말 잊지는 않았을텐데.
양:흡혈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에 대한 기사랄까요? 자세한 건 원고로 보시죠. (하하, 너스레를 떨며 주춤주춤 물러나요.)
매그 잭슨: ……설마하니 기삿거리가 없다고 자네가 지어낸 이야기는 아니겠지?
양:설마요! 허, 저를 뭐로 보시고. 제대로 된 증거자료도 있으니까 저를 믿고 기다려보세요.
편집장은 영 미심쩍다는 표정을 짓지만, 없는 것보단 낫겠다는 심정인지 타자기가 놓여 있는 구석의 빈자리를 가리킵니다.
매그 잭슨: 일단 써놓고 가게.
양:그럼요, 지금 쓰러 갑니다~ (빈 자리로 가면서 매그가 계속 저를 보는지 살펴봐요. 다른 곳을 본다면 조니의 기사를 좀 봐야겠다고 생각해요.)
아쉽게도 조니의 기사는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빨리 찍어내야 하니 보여줄 틈도 없겠네요.
양:(혀를 차고서는 자리로 가 경찰에게서 받은 자료와 메모를 펼쳐요. 흐음, 그 익숙한 실루엣이 뭐였는지만 떠오르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당신은 기사를 다 작성하고 7시간 뒤에 귀가합니다.
··· 🌹 ···『저녁 6시 30분, 로젠데일 스트리트』『레스토랑 ‘악취가 나는 장미 정원(The Stinking Rose Garden)’』*저녁 5시에 브루클린 다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nd.
7.마른하늘에 물벼락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됩니다.
사진관에 맡긴 필름을 찾으러 가야겠네요.
양:조니 녀석에게 기사는 뺏겼지만 그 녀석도 용의자의 사진은 없을 테니까…! (사진이 잘 찍혔길 바라며 집에서 나와요.)
오늘은 현관문 앞에 버려진 깨진 거울 조각 같은 것은 없습니다.
301호의 문이 열리지도 않고, 스티븐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평범하게 계단을 내려가 1층 로비를 지나서 공동주택의 입구를 나서는 순간,
뜬금없이 머리 위로 쏟아진 차가운 물벼락을 맞습니다.
젖은 얼굴을 쓸어내리고 위를 올려다보면 열린 4층 창문으로 머그컵을 든 손이 사라집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양:악! 이게 뭐야?
창문 너머로 사라지는 머그컵과 남성의 손?
어처구니가 없군요. 사람한테 물을 쏟아놓고 사과도 없이 사라진 건가요?
아니, 이건 분명 고의로 한 행동인 거겠죠. 어쩌면 당신의 집 앞에 거울 조각을 버려둔 사람과 동일인일지도 모릅니다.
양:야! 너, 딱걸렸어! 거기 서! (쫓아 올라가요.)
당신이 뛰어 올라가 봤지만, 수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네요.
추운 날씨에 물을 맞았으니 일단 젖은 머리는 닦고 가는 게 좋겠습니다. 물이 옷에도 묻었으니 갈아입고 가야겠네요.
양:(한기에 몸을 떨고서 다시 3층으로 내려가요.)
당신이 3층으로 향하면 그제야 301호의 문이 열리며 스티븐이 나옵니다.
스티븐은 물에 젖은 당신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곧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집안에서 부드럽고 보송보송한 수건을 가지고 나와 당신에게 건넵니다.
어쩐지 수건에서 마저 좋은 향기가 나는 것 같군요.
스티븐은 당신에게 이대로 있다간 감기에 걸린다며 얼른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으라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스티븐:이대로 있다간 감기에 걸리겠군요. (따뜻한 커피가 담긴 머그컵을 건네며 다정한 목소리로) 얼른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는게 좋겠어요.
당신을 걱정하는 느낌이 물씬 나는 말투입니다.
양:고마워요, 수건은 잘 세탁해서 돌려줄게요.(수건을 머리에 걸친 채 머그잔을 받아요.)
스티븐:날도 추운데 어쩌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셨어요? 누가 취재하기 싫다고 물이라도 뿌리던가요?
양:차라리 그런 거라면 좋았을 텐데요. (머쓱하게 웃어요.) 아무래도 이 주택에 배려를 잃은 이웃이 사나봐요.
스티븐:저런…정말 안 됐네요. 그런 사람이 있다니…그러고 보니 카메라는 괜찮아요? 물에 안 젖었나요?
양:헉, 카메라! (머그잔을 다시 스티븐에게 넘겨주고 가방을 뒤져요. 지금 월급으로는 카메라 다시 못 사는데…!)
그 말에 당신이 카메라를 확인하면, 다행히 겉면에만 살짝 물기가 묻었을 뿐 카메라가 고장나진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옆에서 이를 함께 확인한 스티븐의 눈빛에 찰나의 순간 아쉬움이 스쳐지나간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착각이겠죠?
양:멀쩡한 거 같아요. 다행이다. 제 보물이거든요.(진짜 비싸서.)
스티븐:아, 그렇군요. 저녁 약속은 잊지 않으셨죠?
양:그럼요. 5시 브루클린 다리에서, 맞죠? 저녁 기대하고 있어요.
스티븐:괜찮습니다. 제가 대접하고 싶은 거니까요.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티븐은 당신의 손을 붙잡습니다. 착각인지는 몰라도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하얗고 싸늘한 손입니다.
그의 손을 살펴보면 은빛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습니다. 평소에도 저런 반지를 끼고 있었던가요?
어쨌든 그는 일방적으로 당신에게 약속 시간과 장소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저녁 때 보자는 말을 남기며 퇴장합니다.
양:(멀어지는 스티븐의 모습을 보다 아까 물을 쏟았던 머그컵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스티븐이 줬던 거랑 같나?)
방금 전 당신의 머리 위로 물을 쏟아냈던 머그컵과 닮아 보입니다.
양:(설마 스티븐 씨가…? 근데 왜…?)(찝찝한 기분이지만 모른 척하고 떠난 사람 쫓아가서 캐물어봤자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올 것 같지 않으니 일단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어요.)
옷을 갈아입은 당신은 필름을 찾으러 사진관으로 향합니다.
〈사진관〉
양:사진 나왔나요~? (빼꼼 문 열고 물어봐요.)
사진관 주인은 필름을 내밀며 현상한 값을 요구합니다.
당신은 주머니를 탈탈 털어 값을 지불하고, 필름과 사진이 들어 있는 봉투를 받습니다.
사진관을 나서자, 가게 앞을 쓸러 나오는 주인장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진관 주인: 그나저나 요즘은 통 떠돌이 개나 고양이가 안 보이네. 날씨가 추워져서 따뜻한 구역으로 가버렸나?
양:(개는 그렇다쳐도 고양이까지?) (나중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면 사진을 확인해요.)
당신이 사진을 확인해보자 사람의 형체는 보이지만 상반신은 찍히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이 사진만으로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양:이거 왜 이래? 빛이 번졌나? (사진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혀를 차요.) 모습은 알아볼 수 없어도 뭐가 있긴 하니까… (일단 다시 가방에 잘 챙겨넣어요.)
검은 개는 식당가에서 본 기억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어디를 가는 게 좋을까요?
양:(식당가 가는 길에 경찰서가 있으니 먼저 경찰서부터 들르자고 생각해요.) (하룻밤 사이에 뭐 새로운 게 나왔을 것 같지는 않지만…)
〈경찰서〉
오늘은 두 명의 경찰과 민원인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만 있습니다.
당신의 정보원은 자리를 비웠는지 보이지 않는군요.
경찰들은 먼저 온 민원인의 이야기를 듣느라 당신이 들어온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습니다.
민원인: 엊그제 밤에 우리 집 개가 사라졌다니까요? 그날 분명 킥킥거리는 기분 나쁜 웃는 소리를 들었어요. 아무래도 인근의 불량스러운 젊은 놈들이 훔쳐 간 게 틀림없습니다!
경찰: 어휴, 글쎄.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저흰 지금 흡혈귀 사건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그런 데 투입할 인력이 없다니까요?
민원인: 검은색에 커다란 개입니다, 얼마나 똑똑한 놈인지 예전에 마차에 치일 뻔한 사람도 구했다니까요? 혹시라도 보거든 꼭 좀 알려주세요.
지능 판정 가능합니다.
양:(검은 색에 커다란 개? 전에 스티븐 씨가 찾던 개 같은데…) (민원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요.)
‘엊그제’ 사라진 ‘검은 개’라는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
기삿거리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경이 쓰이기는 합니다.
양:(저 개 하나만 사라진 게 아니라면 지역 사건으로 해서 기사를 써볼만 할 것 같은데…) (민원인과 인터뷰 해 봐야겠다 생각하며 그들 근처를 기웃거려요.)
민원인은 경찰과의 이야기를 마치고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양:(호다닥 그 뒤를 쫓습니다.) 선생님, 잠시만요!
민원인: 네? 저요? (뒤를 돌아봅니다)
양:네네, 선생님이요. 아까 경찰서에서 개 실종 신고하시던 분 맞으시죠?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싶어서요.
민원인: 그쪽이 개를 찾아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해줄 얘기는 없을 것 같은데요. 경찰도 안찾아준다잖아요.
양: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HL타임즈의 기자입니다. (명함 건네줘요.) 제가 개를 찾는 능력은 없지만 선생님 댁 개를 찾는데 도움은 드릴 수 있죠.
민원인: 아, 기자분이셨구나. 혹시 우리 집 개 찾는 광고를 실어주시나요? 근데 동네 불량배가 훔쳐간 것 같아서 … 분명 킥킥거리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양:킥킥거리는 소리라고요?(메모장을 꺼내 받아적어요.)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나요?
민원인: 그게 나도 소리만 들어서 잘은 몰라요. 이상한 소리가 들린 게 전부예요. 그렇게 우리집 개가 사라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민원인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는 소리만 반복할 뿐입니다.
양:정리하면… 집에서 킥킥 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그 후에 개가 사라졌다는 건가요? 목소리는 어땠나요? 성별이라던가 나이대 같은 거요.
민원인: 그건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주 기괴한 웃음소리였던 건 확실해요. 분명해요. 내가 똑똑히 들었다니까요.
양:믿어요, 믿어요. 그런데 다른 정보가 더 있어야 찾기 쉬워지니까요…(어색하게 웃어요.) (이 사람에게서는 더 얻어낼 게 없는 모양인데… 정보가 이렇게 부실해서야…)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민원인, 그에게선 얻어낼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봅니다.
양:기사가 나오면 제보가 들어올지도 몰라요. 연락 드릴게요. 혹시 전보를 붙일 주소를 알 수 있을까요?
민원인은 당신에게 주소를 적은 쪽지를 건네주고 뒤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네요.
잘부탁한다는 말도, 고맙다는 인사도 없습니다. 미련없이 떠나는 모습이에요.
양:개를 찾고 싶은거야, 뭐야… (고개를 내젖다 쪽지를 봐요. 어느 지역이지?)
주소는 로젠데일 스트리트라고 적혀있네요. 그 근처에서도 개가 사라지는 모양입니다.
양:흠… 그러고보니 식당가도 로젠데일 스트리트에 있었지? (식당가로 가봐요. 어쩌면 근처 주민들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로젠데일 스트리트〉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지만, 아직 영업을 하지 않는지 조용하기만 합니다.
스티븐이 예약했다던 레스토랑도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모양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개도 없네요.
양:(여기가 원래 이렇게 썰렁했던가… 하긴 흡혈귀 사건 때문에 흉흉해지긴 했지.) (가방을 추슬르고서 조금 더 주변을 돌아다녀 봅니다.)
다시 주변을 돌아보니 멀리서 익숙한 모습의 사람이 보입니다.
그는 당신과 달리 특종 기사를 내서 편집장에게 사랑받고 있는 조니 랜디스네요.
무슨 일로 이곳에 온 걸까요? 그의 기사는 이미 인쇄소에 넘겨졌을텐데요.
양:(켁, 저 녀석이 왜 여기에?)(얼른 몸을 숨기고 지켜봐요.)
조니는 여전히 초췌한 낯으로 주변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골목을 쏘다니면서 열심히 발로 뛰어다녔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지요.
그는 말 그대로 로젠데일 스트리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기삿거리를 찾는 모양이에요.
양:(대단하네. 얼굴이 저렇게 될 정도인데도 현장에 나오다니… 나라면 전날 기사도 나왔겠다 하루 쯤 쉴텐데 말이야. 하긴 그러니까 넘버 원인가…) (일단 계속 그를 지켜봐요.)
열심히 이곳 저곳을 살피고 있는 모양새지만 딱히 특별한 점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양:(이러다간 하루가 다 가겠군.) (슬쩍 조니에게 다가갑니다.) 조니, 여기서 다 만나네.
조니 랜디스: 어…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기사는 잘 써냈어?
양:사흘 시간을 준댔잖아? 아직 이틀이나 더 남았는 걸.(어깨 으쓱) 그나저나 너야말로 무슨 일이야? 취재하러?
조니 랜디스: 그건 사흘까지만 봐준다는 거지. 말 그대로 사흘 내로만 내도 된다는 소리가 아닐텐데. 너 편집장 성격 몰라? (질색하는 표정을 하다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바뀌며) 나처럼 유능한 기자가 아니면 지금 당장이라도 기사를 쓰러 가는 게 상책이라고.
양:(어처구니 없지만 아쉬운 건 이쪽이라 기분을 맞춰줘요.) 네 말이 맞아. 그래서 취재거리를 찾으러 여기까지 온 거고.
조니 랜디스: 그야 당연히 밤늦게까지 취재하고 기사 쓰느라 피곤해서 그런거지. 이게 다 훈장이라 이 말씀이야. 너도 나를 좀 본받도록 해.
양:너는 훈장 챙기다 골로가겠다. 몸도 좀 챙겨. (영 말이 안통하는 기분인데… 정말 취재하러 다니느라 피곤해서 그런가? 다른 건 없는지 살펴봐요.)
당신의 걱정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는 여전히 자기 자랑을 떠들어놓고 있죠.
양:(떠드는 걸 한 귀로 흘려듣고 조니의 상태를 살펴봅니다.)
조니의 초췌한 얼굴은 정말 피곤해서 그런것일 뿐,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합니다.
건강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을 정도로 아주 팔팔한 것 같네요.
양:(저렇게 초췌해 보이는데 참 건강도 하다…) 어쨌든, 네 충고는 잘 알아들었어. 네 말대로 빨리 기삿거리를 찾아야겠다.
조니 랜디스: 그래, 아주 좋은 자세야. 나를 본받아서 너도 특종 기사 하나 쯤은 낼 수 있으면 좋겠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당신에게 딱히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습니다.
조니 랜디스는 그 말을 남기고는 마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양:(저저, 갈 수록 재수 없는 놈…) (온화하게 웃으며 주머니 속에 넣은 손의 중지만 펼쳐요.)
그의 말대로 신문사로 가서 기사를 쓰는 게 좋을까요?
하지만 편집장이 말한 기한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어떻게 할 지는 자유겠네요.
양:기사를 쓸래도 뭐 쓸게 있어야지… (고민하다가 시간을 봐요.)
시간을 보면 곧 스티븐과의 약속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문사에 갔다 올 정도의 여유는 있지만, 편집장은 무시하고 미리 약속 장소에 가 있어도 괜찮겠죠.
양:어떡할까…. (1. 신문사 / 2. 약속 장소)
약속 장소인 〈브루클린 다리〉에 가보니 그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당신은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왔으니까요. 약속 시간까지 그를 기다려봅니다.
약속 시간이 지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멀리서 스티븐 급히 뛰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그의 모습은 늘 단정하던 옷이 조금 구겨져 있고 창백하던 혈색도 좋아보입니다.
미인의 흐트러진 모습이라니 모습이 기다림의 대가라면 나쁘지 않네요.
양:왔어요? (스티븐을 향해 손을 흔들어요.)
스티븐:제가 먼저 와서 기다렸어야 했는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잠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늦었네요.
양:괜찮아요. 오래 기다린 것도 아닌 걸요. 예상치 못한 일이라는 건 잘 해결됐나요?
스티븐:네, 뭐. 어떻게 해결하고 오는 길입니다. 그것보다 걸으면서 이야기할까요?
양:그러죠. (스티븐이 안내하는대로 따라 걸음을 옮겨요.)
스티븐:(양의 옆에서 나란히 걸으며)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기자라고 하셨으니 취재를 하셨을까요.
양:어… 뭐, 취재라고 해도 별 거 없죠. 사실 제가 잘 나가는 기자는 아니어서요. 그냥 발로 뛰는 거죠. (머쓱해하며 대답해요.)
스티븐:저는 식자재도 사고, 그저 일상적인 일밖에 없어서 이야기 할만한 게 없네요. 그것보다 HL타임즈라고 하면 흡혈귀 사건에 대한 기사를 내지 않았나요? 꽤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양:아, 그렇죠. 그 기사. 음, 제 동기가 냈는데… (어깨 으쓱해요.) 관심 있으신가봐요?
스티븐:그렇게 관심이 있지는 않습니다. 요새 떠들썩한 사건이니까요. 양 씨는 여러 모로 아는 게 많으시겠네요. 동기가 냈다고 하니 …
양:그냥… 남들 아는만큼 아는거죠, 뭐. 말이 동기지 경쟁자나 다를 거 없으니까요.
스티븐:아하, 그렇군요. 그런 줄은 또 몰랐네요. 너무 불편한 이야기를 한 것 같네요. (가만히 생각하다가) 혹시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시나요?
양:기회가 되면 한 번 키워보고 싶은 정도? 그런데 영 상황이 안되네요.
스티븐:그 공동 주택에서는 동물을 기를 상황이 되지는 못하죠. 여의치 않겠군요. 고양이라면 길에서도 많이 보였는데 요즘 통 보이질 않더군요.
양:그러고보니 저번에도 개에 관해서 물으셨죠? 스티븐 씨는 동물을 좋아하시나 봐요.
스티븐:(멋쩍게 웃으며) 그렇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동네에 개들이 많다고 하니 혹시나 해서 여쭤봤던 것 뿐이였어요.
양:그래요? 전에 물어봤던 검은 개는 찾으셨는지 궁금했는데.
스티븐:정말로 별일이 아니었으니까요. 관심이 있으신 걸 보니…개를 많이 좋아하시나 봐요.
양:사실 취재하러 다니다가 개에 대한 얘기를 들었거든요. 검고 큰 개인데 사라졌다지 뭐에요? (말하면서 스티븐의 동태를 살펴봐요.)
스티븐은 가만히 웃기만 할 뿐, 별다른 반응은 없습니다.
스티븐:양 씨는 여가 시간에는 무슨 일을 하시나요? 취재만 하시는 건 아니겠죠..
양:(갑자기 뭐지? 꼽 주는 건가? 어리둥절하지만 성실하게 대답해요.) 뭐, 저도 여가 시간에는 책도 읽고… 그런데 요즘은 상황이 급해서요. 말했다싶이 잘 나가는 기자가 아니라… (어물어물 말을 흐려요.)
스티븐:이렇게 같이 걷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된다면 같이 커피라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책을 좋아하시나요?
양:그럼요, 정말 좋아해요. 최근에 읽은 건... 이번에 출판된 <주홍 글씨>를 읽었는데, 혹시 읽어 보셨나요?
스티븐:아뇨, 읽어본 적은 없지만… 양 씨가 추천하는 책이니 꼭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양:단언컨데 너새니얼 호손은 이 시대를 대표할 작가가 될거에요.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시간이 아깝지 않을 거에요.
스티븐:그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추천해주시니 안 읽을 수가 없겠는걸요. 꼭 읽어보고 감상을 알려드려야겠네요.
양:(열을 올리다 스티븐 표정 보고 뒤 늦게 부끄러워져요.) 그, 좋은 건 나누고 싶달까, 왜 성경에서도 이웃과 나누라잖아요.
스티븐:(당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그렇죠. 좋은 건 서로 나누는 게 좋은 일이니까요. 성경이라고 하니 종교를 믿으시나 봐요?
양:종교까지는 아니고, 상식 정도로만 아는 거죠. 이 나라에서 성경은 어느 곳에나 인용되잖아요?
스티븐:그런 편이기는 하지만, …열렬한 신자들도 종종 볼 수 있으니까요.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나요?
양:글쎄요, 제 주변에서는 그다지… 스티븐 씨는 어떠신데요?
스티븐:저는 알고 지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 양 씨가 종교에 관심이 있으신가 해서요. 아니라면 뭐… (말꼬리를 흐리며 어깨를 으쓱인다)
양:(종교인을 싫어하나? 하기야 극성인 사람을 겪어본 적이 없는 게 아니라 이해 못할 일도 아니지.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여요.)
스티븐:중요한 물건이라서 자세히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그때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소포를 찾을 수 있었으니까요.
당신과 스티븐이 한참을 대화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에 로젠데일 스트리트에 도착했습니다.
스티븐은 당신을 정중하게 레스토랑 안으로 안내한 뒤에 뒤따라 들어갑니다.
End.
8. 악취가 나는 장미 정원 (The Stinking Rose Garden)
로젠데일 스트리트에 있는 이 레스토랑은 이름은 조금 독특하지만, 외관만큼은 굉장히 비싸고 고급스럽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직원이 정중히 당신을 맞이하며, 스티븐이 이름을 말하자 가게 안쪽에 있는 프라이빗 룸로 안내합니다.
프라이빗 룸에는 두 사람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장미가 꽂혀 있는 꽃병이 놓여 있고, 가게의 이름과는 달리 장미에서는 좋은 향기만 날 뿐 악취는 나지 않습니다.
직원: 필요한 게 있으시면 종을 흔들어 직원을 불러주십시오.
음식이 나올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양:음, 역시 소포 하나를 돌려준 값으로는 너무 과한 거 같아요. 저야말로 다음에 식사를 대접해야 할 것 같은데요?
스티븐:괜찮습니다. 다음에도 양 씨와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다면 그건 반가운 일이지만,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양:그럼, (아직 어색한 몸짓으로 두 손을 깍지 껴요. 이런 말을 하는 건 처음인데…) 다음도 있는 거죠?
스티븐:양 씨가 원하신다면 얼마든지요 . 다음에도 부디 함께 만나주셨으면 했는데 … 시간만 괜찮으시다면. (매우 반가운 말을 들은 표정으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양:(떨려서 마른 침만 삼키다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마주 웃어요.) 약속한 거에요?
스티븐:저도 처음 와보는 곳입니다. 지인이 좋은 곳이라고 추천해줬는데 마음에 드셨다면 다행이겠네요. 데이트 장소로는 나쁘지 않다더군요.
양:지인분이 훌륭한 안목을 가지셨네요. 정말 근사해요.
스티븐:양 씨가 만족하신 것 같으니 이곳을 소개해준 데에 고마워해야겠군요. 그런데 일하신다던 신문사는 어떤 곳입니까? 일이 꽤 힘든 것 같아 보이던데요.
양:평범한 신문사죠, 뭐. 한 부라도 더 팔릴만한 헤드라인을 원하고, 그만큼 기자들을 닥달하고. (돈 버는 일이 다 그렇죠, 같은 느낌으로 어깨 으쓱해요.)
스티븐:저런, 특종을 찾느라 고생도 하시는 것 같고…그래서 고민이 많으신가 보군요. (굉장히 안됐다는 투로 안타까워하며) 그럼 이번에는 무슨 내용으로 기사를 쓰시나요?
양:흡혈귀 살인사건이요. (넌더리가 난다는 듯이 고개를 저어요.) 그래도 신문사인데 남들 다 쓰는 기사를 또 쓰라니…
스티븐:아무래도 유명한 사건이다보니 그런가봅니다. (잠깐 뜸을 들이다) 양 씨는 자주 만나는 사람이 있나요?
양:자주 만나는 사람이요? 뭐, 신문사 사람들이나, 건물 관리인이나… 사실 HL에 온지 얼마 안 됐어요. 고향은 멀리 있고. (왠지 친구 없는 것 같아 보여 조금 부끄러운 기색으로 대답해요.)
스티븐:특별하게 가까운 사람이 있나 해서요. 예를 들면 사귀는 사람이라던가…
양:아뇨! 그런 사람은 없어요! (다급하게 손을 저어요.) 설마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스티븐 씨를 만나러 왔겠어요? 저 그렇게 파렴치한 사람이 아니에요.
당신이 열심히 변론을 하던 사이, 멀리서 직원이 요리를 가지고 오는 게 보입니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식전주가 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차례대로 요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직원이 어떤 요리인지에 대해 가벼운 설명을 해주고 갑니다.
크래커 위에 버터를 바르고 훈제 연어를 올린 훈제연어 카나페. 마늘 향이 나는 마늘 플랫 브레드, 포카치아.
구운 마늘과 양파를 넣은 감자 수프. 마늘과 페페론치노가 들어있는 오일 파스타, 알리오 올리오.
스테이크와 매쉬 포테이토, 스테이크 위에는 얇게 썬 구운 마늘이 올라가 있습니다.
토마토, 붉은 양파, 오이 등의 재료에 올리브 오일을 첨가한 판지넬라 샐러드와 체더 치즈.
마지막으로 식후주로는 레드 와인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양:(사랑스럽다는 눈길로 음식들을 쳐다봐요. 이렇게 호화스러운 식사는 얼마만인지!)
스티븐:(그런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며) 식기전에 어서 드시죠.
양:(생글생글 웃으며 잔을 들어요.) 건배라도 할까요?
스티븐:(잔을 들어올리며) 좋아요. 건배하죠.
유리잔이 작게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잔이 허공에서 맞닿습니다.
스티븐은 식사를 하는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양:(음식을 먹다가 스티븐의 그릇이 깨끗한 걸 보고) 스티븐 씨는 안 드세요? 스테이크도 정말 맛있어요.
스티븐:이곳에 오기 전에 뭘 좀 먹은 탓인지 배가 불러서 많이 먹지 못하겠어서 음식이 들어가지 않네요.
양:아쉽네요. 이렇게 맛있는 식당도 보기 드문데. (야무지게 스테이크 썰어서 입에 넣어요. 정말 맛있다. 우물우물)
스티븐:(당신이 먹는 음식들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며) 양 씨가 맛있게 먹어주시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식사가 끝나고, 후식으로 스티븐에게는 커피가, 당신에게는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직원: 이쪽은 저희 가게 명물인 꿀과 마늘을 함께 넣은 ‘마늘 아이스크림’입니다. 마늘 맛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굉장히 인기가 있는 메뉴입니다.
양:꿀이랑… 마늘이요?
직원: 네, 꿀과 마늘을 함께 넣은 아이스크림입니다. 저희 가게 명물이죠.
양:흐음, 굉장히 독특하네요. (한입 먹어봐요.)
직원의 말대로 마늘 맛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달달한 꿀맛이 강하게 나는 아이스크림입니다.
양: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 끄덕어요.) 정말 맛있다. 스티븐 씨도 한 번 드셔보세요. 아이스크림이라서 배 불러도 상관 없지 않겠어요?
스티븐:아, 제가 꿀 알레르기가 있어서… (커피잔을 들어 보여주며) 커피로도 충분합니다.
양:아쉽네요. 여기까지 왔는데 제대로 식사도 못하시구.
스티븐:정말 괜찮습니다. 정 그러시다면 식사는 다음 번에 제대로 다시 하는 게 어떠신가요?
양:그때는 미리 드시고 오면 안 되요? 꿀 알레르기가 있으시다니 꿀이 들어간 음식은 피할게요.
스티븐:물론이죠. 그때는 더 괜찮은 곳을 찾아보겠습니다.
후식까지 마무리 한 스티븐과 당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두사람은 함께 가게에서 나왔습니다.
End.
9. 로젠데일 스트리트
만족스러운 포만감이 감돕니다. 적당히 오른 술기운 덕분에 서늘한 바람이 기분이 좋네요.
스티븐은 식후 운동으로 걸어서 돌아가지 않겠냐고 제안합니다.
하늘을 바라보니 마침 달도 휘영청 밝게 떠 있습니다. 달밤의 산책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양:좋아요! (술도 들어갔겠다, 들뜬 기분으로 밝게 웃으며 고개 끄덕여요.)
스티븐:밤 거리도 나쁘지는 않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혼자서는 돌아다니지 않는 게 좋아요.
양:후후, 하지만 제 직업은 기자라고요? 취재거리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아요.
스티븐:저는 양 씨가 걱정돼서 하는 말이에요. 일도 좋지만 안전도 중요하잖아요. 안 그런가요? (당신의 동의를 구하는 듯이 걱정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물어봅니다)
양:(미남의 걱정에 또다시 부끄러워져요.) 그, 그럼요. 조심할게요, 조심하고 말구요.
스티븐:좋아요. 혹시… 수상해 보이는 존재가 달콤한 말로 유혹하더라도 함부로 믿지도 말고요. 아시겠죠?
양:(그 말에 킥킥 웃으며) 그럼 스티븐 씨는요? 스티븐 씨도 믿지 말아야 하나요?
스티븐:저는 … 믿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신뢰를 드리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한껏 불쌍해보이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양:글쎄요, 어떨까요? (싱글싱글 웃으며 미남의 불쌍한 표정을 즐겨요.)
멀지 않은 곳에서 새된 비명이 들려옵니다. 두 사람의 밤 산책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르게,
로젠데일 스트리트를 다 벗어나지도 못한 채 막을 내립니다.
행인1: 여, 여기! 사람이 죽어 있어요!!
행인2: 으아악-!!
행인1: 이봐, 얼른 경찰 불러!!
양:우리도 가 봐요! (말하는 동시에 소란을 향해 달려가요.)
흡혈귀, 희생자, 살인 사건…. 온 거리의 사람들이 좁은 골목을 바라보며 웅성거립니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간신히 앞으로 나아가면, 바짝 말라 비틀린 형상을 한 시신이 있습니다.
어디를 보더라도 전형적인 흡혈귀 사건의 피해자로군요.
기자인 당신에게는 지금이 절호의 찬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기자라고 밝히고서 현장의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어쨌거나 특종감이니까요.
스티븐은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습니다.
마치 이런 상황이 펼처질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느긋하고 침착한 태도로,
두려움에 찬 주변 사람들을 찬찬히 관찰하듯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양:다들, 다들 뒤로 물러나주세요!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으며 사람들이 현장을 훼손하지 않게 뒤로 물려요.)
양:
스티븐은 이 상황을 전혀 두려워하고 있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게 일반인의 반응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흡혈귀, 칼 스트리트의 희생자, 이질적인 301호의 이웃, 잠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늦었다던 말,
음식을 잘 먹지 않던 스티븐…. 파편 같은 기억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흡혈귀 사건이 시작된 시기와 스티븐이 이사를 온 시기가 비슷합니다.
당신의 이웃이 범인인 걸까요?
양:(설마 스티븐 씨가?)(초조한 기분을 떨치고자 현장에 집중해요. 촬영을 마친 사진기를 가방에 넣고 시신을 살펴봅니다.)
시신은 다른 흡혈귀 사건의 피해자와 동일합니다. 말라 비틀어져 있고,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네요.
양:(미리 먹었다는 게 이 피해자는 아니겠지?) 저기, 혹시 시신을 처음으로 발견하신 분 계신가요? (몰린 인파를 향해 물어봐요.)
이미 목격자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찾으려고 해봐도 이미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누구인지 알 수가 없네요.
몰린 인파 속에서 유일하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던 스티븐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스티븐:살인 사건도 일어나서 위험한데 빨리 집으로 돌아가시는게 좋겠군요.
양:(흠칫 놀랐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요.)
스티븐:걸어서 가시는 것보단 마차를 타고 가시는 게 나을 겁니다.
그렇게 말한 스티븐은 삯 마차를 부르러 갔습니다.
양:(스티븐이 없는 동안 주변을 살펴봐요.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세상이 멀게만 느껴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주변에는 살인 사건으로 인해 몰려든 인파와 사건 현장으로 달려나온 경찰만 보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삯 마차를 불러 온 스티븐이 당신에게 마차에 타기를 권합니다.
값은 이미 자신이 지불했으니 걱정하지 말라면서요.
양:… 고마워요. 신세를 지네요.
스티븐: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End.
10. 윽, 이게 대체 무슨 악취야?
오늘도 어김없는 하루의 시작이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느낌입니다.
문 앞에는 버려진 거울 조각도 없었고, 1층 로비를 나서자마자 물벼락을 맞지도 않았습니다.
수상한 이웃인 스티븐과의 만남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간신히 '쓸만한 기삿거리'를 가져왔기에 편집장이 화를 누그러뜨렸습니다.
해고를 면했다는 이야기죠.
편집장실을 나와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을 때, 신문사 사무실 입구에서 심부름꾼으로 보이는 남자가 당신을 찾습니다.
심부름꾼: 양 씨, 계십니까? 배달왔습니다. 물건 받으시고 여기에 수취 확인 서명 좀 해주세요.
심부름꾼은 예쁜 리본으로 포장된 작은 선물상자를 당신에게 건네고, 수취 확인을 받은 뒤
누가 보낸 건지 물어볼 새도 없이 빠르게 사라집니다.
양:앗, 거참. 발도 빠르네… (물건을 가지고 자리로 가요.)
리본을 풀어 선물상자를 열어보면 고급스러운 벨벳 천에 감싸인 향수 한 병이 들어 있습니다.
상자에는 향수만 있을 뿐, 작은 카드 한 장 들어 있지 않아 도무지 누가 보낸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옷이나 손목, 혹은 허공에 향수를 살짝이라도 뿌려보면 은은한 장미 향이 감돕니다.
익숙한 향이로군요. 어쩐지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성 +1회복.
이때, 당신 근처를 지나가던 조니가 코를 붙잡으며 얼굴을 와락 찌푸립니다.
조니 랜디스: 윽, 이게 대체 무슨 악취야?
양:악취?
조니 랜디스: 너는 대체 어디서 뭘 하고 다니길래 그런 고약한 냄새를 달고 다니는 거야.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틀어 막습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냄새를 맡은 것처럼 질색합니다.
양:고약하다니? 향기롭기만 한데. (그래도 킁킁 거리며 손목의 냄새를 다시 맡아봐요.)
다시 맡아봐도 은은한 장미 향 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냄새를 맡은 것처럼 질색합니다.
조니 랜디스: 너무 향기가 진해서 머리가 아프잖아. 뭘 그런 걸 뿌리고 다니냐.
양:까탈스럽긴. 네 몸이 안 좋아서 그러는거 아니야? 정말 걱정되서 하는 말이니까 하루 정도 쉬지 그래?
조니 랜디스: 네가 이상한 걸 뿌리고 다니니까 그러는거 아니야. 난 멀쩡하다고.
양:폐라니? 허,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좋은 향인데 오히려 복지지, 복지. 아니면 다름 사람들한테 한 번 물어볼까? (그러면서 지나가는 다른 직원을 눈 여겨봐요. 불러볼 만한 사람이 있나…)
조니는 됐다면서 당신의 향수가 불쾌한 모양인지 한 손으로 코를 막으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양:씨, 저 새끼는 갈 수록 재수없게 굴어. (투덜거리면서 자리에 앉아요. 은근히 조니의 태도가 신경 쓰여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한 번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End.
11. 잘못 온 두 번째 소포
사나흘의 평범한 일상이 이어집니다. 지난 며칠간 새로운 흡혈귀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고,
레스토랑 식사를 마지막으로 당신은 스티븐과 마주친 적이 없습니다.
오늘의 우편함에는 제법 묵직한 소포가 하나 들어있습니다.
낯선 주소와 보낸 이, 적혀 있지 않은 수취인 명, 주소만이 303으로 적혀 있는 소포.
누가 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소포를 받아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301호의 입주민인 스티븐의 것이겠죠.
또 배달이 잘못 오거든 곧바로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했던 스티븐의 말이 떠오릅니다.
301호를 찾아가 그에게 가져다주는게 좋을까요?
양:그 사람 영 수상한데… (소포를 들고 고민해요. 실수인 척 한 번 열어보고 돌려주면 안되려나?)
소포를 몰래 뜯어봐도 나쁠 건 없을 것 같은데 스티븐이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양:어떡할까?(1. 포장을 푼다. / 2. 그대로 돌려준다.)
End.
12. 스티븐의 집, 301호 문 앞
문을 두드리거나 스티븐을 부르면,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외출을 한 모양입니다.
양:나는 정말 돌려주려고 했는데… 이러면 어쩔 수 없지. (소포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고자 발을 돌려요.)
나중에 다시 찾아올 요량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기이하게도 스티븐의 집 문이 조용히 열립니다.
열린 문틈 사이로 바람이 빠지며 귀곡성과 같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정신력 판정합니다.
양:
스티븐이 외출하면서 문을 잠그는 걸 잊어버린 걸까요?
그 탓에 바람이 불어와 문이 저절로 열린 걸 지도요.
그러나 어쩐지, 저 문이 당신을 안으로 들이기 위해 저절로 열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누군가 당신이 들어오길 바라는 듯….
양:(소포를 보며 고민하다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기자의 감이 말한다, 이건 기삿거리라고!)
End.
13. 뱀파이어의 집?
[301호]
양:(발 뒤꿈치를 들고 조용히 현관으로 들어가요.)
: ■ 현관
양:(돌을 제자리에 두고 그 위를 조심스럽게 넘어갑니다.)
현관을 지나면 욕실로 향하는 문과 거실이 보입니다.
양:(가까이에 있는 욕실부터 열어봅니다.)
: ■ 욕실
양:(우리 집이랑 구조는 완전히 똑같구나… 욕실을 지나 거실로 갑니다.)
: ■ 거실
양:(테이블 위를 살펴봐요.)
: ◎ 의자와 테이블
양:(소포 상자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작은 주머니를 열어 봅니다.)
: • 작은 주머니
양:(무슨 씨앗이지? 나중에 알아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두어개 챙기고서 가루가 든 병을 살펴봐요.)
: • 가루가 들어 있는 유리병
양:(아쉬워라 정말 예뻤는데… 손에 쥐고 두어번 흔들다 테이블에 올려놓고 다른 곳을 살펴봐요. 쓰레기통에는 뭐가 있지?)
: ◎ 쓰레기통
양:(꽃다발을 밀고 틀과 종이 뭉치를 꺼내들어요. 이 틀은 뭐지?)
: • 무언가의 틀
양:(깨진 거울이 생각나 기분이 나빠집니다. 다시 쓰레기 통에 넣고 종이 뭉치를 펼쳐요.)
: • 구겨진 종이 뭉치
·· HANDOUT ··〔이상한 메모〕━━━━━━━━━━━━━━━━━─
양:(…? 이거 흡혈귀의 약점 아닌가? 이 사람이 왜 이런 걸 메모해두고 있는거지?)
: ■ 닫혀 있는 방
방에 들어가려고 한다면 문은 그저 닫혀 있을 뿐, 잠겨있지는 않습니다. 만약 관이 놓여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면 안타깝지만, 공동주택에 기본적으로 비치된 침대만 보입니다. 당신의 것과 똑같은 침대. 그 외에는 방 한쪽에 있는 커다란 여행용 슈트케이스가 눈에 띕니다.
양:(빠르게 슈트케이스를 열어봐요.)
당신이 여행용 슈트케이스를 열어보면, 그곳에는…
볼품없이 뼈 가죽만 남아있는 사람의 ‘상반신’이 들어 있습니다.
이성판정 0/1D3.
양:헉, 허억….
아는 얼굴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양:
자세히 살펴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보통 사람보다 훨씬 날카롭고 긴 송곳니가 툭 불거져 있고, 손가락이 아주 기다랗습니다.
귀 끝도 이상하리만치 뾰족한 것 같고요.
양:(사진기를 가까이 대고 그 특징들을 찍습니다. 꼭 전설 속 흡혈귀 같은 모습이잖아…)
당신이 가방 안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고 있을 때, 갑자기 상반신만 남아있는 그것이 번쩍 눈을 뜨고 당신을 향해 달려듭니다.
키야아아악-!
인간 형상을 한 짐승이 시커먼 아가리를 벌려 이빨을 세우고 사납게 포효합니다.
양:으, 으아악! (뒤로 물러나요.)
스티븐:그대로 움직이지 마세요!
다급한 외침과 함께 스티븐이 나타나 번뜩이는 단도를 휘두릅니다.
툭, 데구르르르….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져 당신의 발치에 굴러듭니다.
방금까지 당신을 공격하던 괴물의 머리가 눈을 부릅뜨고 있습니다.
양:이, 이게 대체…?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습니다.)
한 줌의 재가 되어버린 뱀파이어를 보며 스티븐은 착잡한 표정을 짓다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스티븐:도대체 이 집에는 어떻게 들어온…. 아니, 그 전에 괜찮습니까? 어디 물린 곳은 없나요?
스티븐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뻗어 당신의 목덜미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양:(스티븐이 살펴보는대로 몸을 맡깁니다. 비현실적인 일에 놀라서 눈만 껌뻑거려요.)
스티븐:다행히 물린 곳은 없는 것 같네요. 우선 앉아서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요?
End.
14. 스티븐의 정체
스티븐은 당신을 거실의 테이블로 안내합니다.
그는 어차피 일이 끝나면 당신의 기억을 지워야 하니, 묻고 싶은 게 있다면 얼마든지 질문하라고 말합니다.
양:기억을 안 지우는 방법은 없나요?(목을 움추리고서 물어봐요. 내… 내 특종…)
스티븐:그건 안되겠네요. 기억을 지우는 게 원칙이라서요.
양:너무해요…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스티븐을 바라봅니다. 우리 데이트도 한 사이잖아, 분위기 좋았잖아…)
스티븐:당신에게 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니까요.
양:그럼… 제 집 앞에 유리조각이나, 4층에서 물을 뿌린 건, 스티븐 씨가 한 일이었나요?
스티븐:아,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니까 이해해주시면 좋겠군요.
양:어쩔 수 없는 일이 뭐였는데요? 이렇게 된 거 사정이라고 알아야 겠어요.
스티븐:믿기는 어렵겠지만, 이 세상에는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이계의 신과 고대의 존재, 괴물 등이 실존하고 저는 그런 존재에 대항하는 비밀스러운 조직에 소속된 사람입니다.
양:그게 제게 일어난 불운과 상관 있는 건가요?
스티븐:약 한 달 전, 타지에서 도망친 뱀파이어가 숨어들었고, 이를 추적하고 사냥하기 위해 제가 이 도시에 배치되었죠. 뱀파이어는 얼마 전에 생포했으나, 그의 인간 수하는 아직 붙잡지 못한 상태라서 당신을 … 조사하고 있었던 겁니다.
양:제가 그 수하인 줄 알고? (입술 꾹 깨물어요.)
스티븐:네, 그런 셈이죠. 처음 잘못 배달되었던 유리병 안의 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마법적인 흔적에 반응을 보이는데, 그날 당신의 손에서 반짝이는 것을 목격하고 뱀파이어의 하수인이 아닐까 의심했습니다.
양:(그때의 미소가 그 뜻이었구나…. 잠깐, 내가 흡혈귀 사건의 현장을 본 건 그 이후인데?) 잠깐만요, 그때 쯤이면 뱀파이어를 만나기 전인데…. 반짝이는데 조건이 있나요?
스티븐:당신이 뱀파이어의 하수인과 접촉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일테죠.
양:(조건 하나 빼고는 다 모르겠는데 일단 조니를 떠올려요.) 저… 협조하면 기억을 안 지운다거나 그런 건 없나요?
스티븐:기억을 지우는 것은 원칙이라 저도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 점은 부디 양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양:(스티븐을 빤히 쳐다보다 별 수 없다는 걸 알고 푹 한숨을 쉬어요.)
당신에게서 조니 랜디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스티븐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게 눈에 띕니다.
스티븐:미끼로 사용하려 했던 뱀파이어를 죽이는 바람에 정말 막막했는데 다행이군요!
양:(밝아진 얼굴이 무척 귀엽지만 내 기억을 지울 거 생각하면 안 귀여워요.) (질끈 눈을 감았다 뜹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는 당신에게 조니를 유인해달라며 도움을 청합니다.
‘조니 랜디스’의 얼굴을 모르니까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양:유인이요? 제가 어떻게 도우면 될까요?
스티븐:저와 함께 가서 조니 랜디스를 잡는 걸 도와주시면 됩니다. 총이나 단검을 사용할 수 있습니까?
양:총을 조금 쓸 줄 알아요.
스티븐:(박스를 풀어 당신에게 총을 건네주며) 은 탄환은 아주 잠깐 뱀파이어를 행동불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당신은 민간인이니까 만약을 대비한 호신용품이라고 생각하세요.
End.
15. 조니를 찾아서
조니가 있을 법한 장소는 당신이 알기로 오직 ‘신문사’ 뿐입니다.
당신이 일하는 램튼 헤럴드 신문사는 대체로 24시간 열려있는 편입니다.
스티븐은 신문사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하고, 당신은 홀로 신문사로 향합니다.
신문사 1층에는 야근 중인 동료가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양:저녁에도 고생이네. (동료에게 손 흔들어요.) 조니도 있어?
직원: 아마도 자기 사무실에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양:아하. (알려줘서 고맙다고 눈짓하며 고개 끄덕여 보여요.)
사무실로 가봤지만, 조니는 그곳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책상 위에 내일 편집장에게 제출하려는 것으로 추정되는 ‘원고가 담긴 봉투’가 놓여 있습니다.
원고를 확인해보면 상권이 몰려 있는 〈퀸시 스트리트 4번가 골목〉에서 새로운 희생자가 발견되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쓰여 있습니다.
어라? 아직 퀸시 스트리트에선 희생자가 발견된 적이 없지 않던가요?
게다가 이 원고… 내일 날짜로 미리 작성되어 있습니다.
양:젠장, 역시 기삿거리를 만들어내는 거였어! (낮게 욕하고서 사무실 밖으로 뛰어나가요.)
자리에 없는 조니는 이곳으로 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른 스티븐과 함께 가보는 게 좋겠군요.
End.
16. 퀸시 스트리트
스티븐과 합류해 퀸시 스트리트로 향합니다. 북적이는 낮과 달리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 텅 빈 거리.
1번가, 2번가, 3번가를 지나고 마침내 4번가의 골목에 도달합니다.
스티븐이 앞장서서 천천히 골목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당신이 뒤를 따라가려고 할 때
듣기 판정합니다.
양:
컹컹! 킥킥, 킥킥…. 컹컹컹!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고 희미하게 누군가 웃는 소리가 소리가 들립니다.
이게 무슨 소리죠?
양:(킥킥 거리는 소리… 설마 개가 사라지기 전에 들었다는..?)
스티븐:혹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았나요?
양:킥킥 거리면서 웃는 소리요. 개가 사라지기 전에 이런 소리가 들렸댔어요. 뱀파이어일지 몰라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은 스티븐은 뭔가 눈치챈 듯 당신과 함께 몸을 옆으로 던집니다.
두 사람이 바닥을 구르는 것과 동시에 아주 거대한 무언가가 지나간 것처럼 머리 위로 거센 바람이 불어닥칩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커다란 검은 개가 허공을 향해 맹렬히 짖기 시작하고, 개의 시선은 골목의 입구 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를 본 스티븐이 난감하다는 얼굴로 당신에게 달릴 마음의 준비를 해두라고 이야기합니다.
스티븐:지금 우리가 들어온 골목 입구 쪽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괴물이 있습니다. 저건 내가 처리하고 금방 뒤쫓아갈 테니까, 먼저 가서 조니를 찾아주세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도망가도 좋고요.
양:투명한 괴물? 뱀파이어랑은 다른 거에요?
스티븐:다르다고 해야할지… (다급한 목소리로) 일단 빨리 가서 조니를 찾아주세요.
양:(상황의 긴박함에 고개를 끄덕이고서 조니를 찾아 달려나갑니다.)
하나… 둘… 셋…! 당신이 골목 안쪽으로 달리면, 스티븐은 품 안에서 반짝이던 유리병 안의 가루를 꺼내 공중으로 휙 뿌립니다.
허공에서 희미하게 반투명한 진홍색의 촉수가 꿈틀거리며 보이기 시작합니다.
달리는 당신의 등 뒤에서 스티븐이 총을 쏘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양:(진홍색 촉수…! 아니,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 (조니의 모습을 찾아 주변을 살피며 계속 달려요.)
설마하니 전문가가 죽지는 않겠죠!
얼마나 들어온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숨을 죽이고 천천히 걷고 있을 때 멀리서 무언가를 질질 끌고 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꺾인 모퉁이 안쪽을 들여다보자 조니가 커다란 자루를 끌고 가는 중입니다.
양:(다시 모퉁이 뒤에 등을 기대고 숨을 가다듬어요. 어떡하지? 스티븐 씨가 오기를 기다려? 아니면 내가..?) (일단 조니 쪽으로 귀를 기울입니다.)
스티븐이 오기를 기다렸다간 조니가 자루 안에 든 사람을 해칠지도 모릅니다.
크게 다치거나 심하면 죽을지도 모르죠.
양:(끄으응…) (고민하다 모퉁이를 돌아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거기 누구야!
양:조니. 너야말로 여기서 뭐하는 거야.
조니 랜디스: 뭐야, 너 였어? 방해할 생각이라면 … (당신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옵니다)
양:더 이상 다가오지 마. (총을 겨눠요.)
전투가 가능합니다. 먼저 공격하세요.
양:(그가 다가오자 곧장 총을 쏩니다.)
당신이 쏜 총알이 조니에게 명중합니다. 그는 탄환을 맞고 행동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양:(쓰러진 건가…? 여전히 총을 겨눈채 잠시 지켜봐요.)
그 순간 멀리서 스티븐이 달려오는 게 보입니다.
당신에게 먼저 다가가 괜찮은지 살펴봅니다. 다친 데는 없어 보여 다행이라는 말도 덧붙이네요.
양:저기, 조니가 끌고가던 주머니가 있어요! 기사에 써둔대로 사람인 건 아니겠죠?
스티븐: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당신 덕분에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는 조니와 대적한 당신의 용기와 도움에 고마움을 표하며, 조니에 대한 처분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합니다.
스티븐:아직 완전히 뱀파이어가 된 게 아니라서 인간으로 되돌릴 방법이 있거든요. 이건 정당한 법의 처벌을 받게 될 거예요.
양: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그럼 나 사람을 쏜거야? 희게 질려요.)
스티븐:피해자가 됐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구해냈으니 다행인거죠. 당신 덕분에 이 사람은 무사히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의 모습은 이제 보니 엉망진창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괴물과의 접전이 꽤 치열했던 모양이에요.
아마 당신의 모습도 만만치 않을 테지만요.
양:하하, 우리 둘 다 엉망이네요. (쓰게 웃으면서 스티븐의 어깨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줘요.)
스티븐:(당신이 털어주는 대로 내버려두며) 정신 없이 달려왔으니까요. 다른 무엇보다 당신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양:저, 하나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스티븐:뭔가요? 물어보고 싶은 게.
양:향수는 스티븐 씨가 보내준 거죠? 그 때 쯤이면 제가 뱀파이어가 아니란 걸 알았을텐데, 왜 그랬어요? (아니면 제 추측이 틀렸나요? 뒷 말은 속삭이듯 물어봐요.)
스티븐:네, 제가 보낸 게 맞아요. 그동안 뱀파이어로 의심했던 게 미안해서 사과의 선물로요. 마음에 안드셨나요? (조금 위축된 듯 보이기도 합니다)
양:아뇨, 좋았어요. 고마워요. (살짝 웃으며 손을 옮겨 머리도 정리해주고 내려요.)
스티븐:그럼 이제, 당신의 기억을 지울 차례네요.
양:그거… 아쉽네요. 실패했으면 했는데.
스티븐:어쩔 수 없어요, 이런 일 기억하고 있어봤자 평범한 사람은 악몽만 꾸다 미쳐버리거든요.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나와 관련된 모든 걸 잊어버리게 될 거예요. 평범하던 일상으로 돌아가는 거죠.
양:(가만히 스티븐을 보다 눈을 감아요.) 저는 준비 됐어요.
스티븐: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즐거웠어요. 속여서 미안하고요.
스티븐은 천천히 손을 들어 당신을 향해 뻗습니다.
그의 손끝에서 밝은 빛이 터져 나오며 시야를 하얗게 물들입니다.
이내 당신과의 거리가 좁혀지고 가까워지는 입술이 서로 맞닿습니다.
양:(깜짝 놀라서 눈 떠요.)
잘 있어요, 양.
그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지고 흐릿해져 가는 정신 속에서 스티븐의 마지막 인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말 이대로 모든 걸 잊길 바라나요?
양:(아니, 잊으라는 사람이 키스를 한다니 이게 무슨 소설도 아니고! 이런 걸 잊을 수 없잖아요!)
END1. Under the rose*
* Under the rose : 침묵을 지키는, 비밀리에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하루의 연속입니다. 특별할 것 없이 당신은 오늘도 출근을 하고,
도시를 돌아다니며 기삿거리를 찾아다니다가 편집장에게 잔소리를 듣고 퇴근을 합니다.
여전히 관리인은 태업을 일삼으며 당신이 지나가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네요.
오늘은 우편함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문득 301호의 우편함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한동안 비어있던 301호에 새 입주민이 들어왔다고 하던가요.
뭐, 이웃이라고 해봤자 그와는 서로 친분을 나눌 일은 없겠지만요.
당신은 익숙하게 계단을 올라 3층으로 향합니다.
딱 이 시간대쯤 당신의 이웃이 지나가고 예의상의 인사를 주고받곤 했는데,
새삼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는 텅 빈 계단참이 허전합니다.
그날, 정신을 잃어버렸던 당신은 침대 위에서 눈을 떴습니다.
모든 걸 잊어버릴 거라고 했던 말과 달리, 스티븐에 대한 모든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서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스티븐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공동주택의 관리인조차 301호는 쭉 비어있었노라 기억하고 있었지요.
깨끗하게 도려낸 듯 스티븐의 존재가 잊힌 세상 속에서, 오직 당신만이 그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그와 다시 마주친다면, 인사를 건넬 수 있겠죠.
당신의 마법이 처음으로 실패했다고 웃어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날이 오길 기대해봅시다.
[시나리오 보상]
스티븐에 대한 모든 기억, 재력 +1d5
조니 랜디스는 익명의 체포자에게 현행범으로 붙잡혀 경찰에게 인계되었다고 알려졌으며, 연쇄살인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양:



당신이 편집장에게 가져갔다가 대차게 까인 원고입니다. 어디까지나 구전일 뿐이므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음은 그 내용 중 일부입니다.
• 흡혈귀는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는다.
• 흡혈귀에게 물린 사람은 뱀파이어가 된다.
• 흡혈귀는 태양 빛을 보지 못하거나 낮에는 특수한 능력을 쓰지 못하고, 자신의 관에서 멀리 떨어질 수 없다.
• 흡혈귀는 은으로 된 십자가를 두려워한다. 성수가 닿으면 살이 타고 끓는다.
• 흡혈귀는 연기, 안개, 늑대, 박쥐로 자유로이 변할 수 있다.
• 흡혈귀는 마늘을 역하게 느끼고 먹지 못한다.
• 흡혈귀는 흐르는 물을 건너지 못한다.
• 흡혈귀는 바닥에 흘린 씨앗이나 구멍의 개수를 세려고 한다.
• 흡혈귀는 사람을 홀리는 마법을 부릴 수 있다.
• 흡혈귀는 초대받지 못한 집에는 들어갈 수 없다.
• 흡혈귀는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는다.
• 흡혈귀에게 물린 사람은 뱀파이어가 된다.
• 흡혈귀는 태양 빛을 보지 못하거나 낮에는 특수한 능력을 쓰지 못하고, 자신의 관에서 멀리 떨어질 수 없다.
• 흡혈귀는 은으로 된 십자가를 두려워한다. 성수가 닿으면 살이 타고 끓는다.
• 흡혈귀는 연기, 안개, 늑대, 박쥐로 자유로이 변할 수 있다.
• 흡혈귀는 마늘을 역하게 느끼고 먹지 못한다.
• 흡혈귀는 흐르는 물을 건너지 못한다.
• 흡혈귀는 바닥에 흘린 씨앗이나 구멍의 개수를 세려고 한다.
• 흡혈귀는 사람을 홀리는 마법을 부릴 수 있다.
• 흡혈귀는 초대받지 못한 집에는 들어갈 수 없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이런저런 골목을 쏘다니면서 열심히 발로 뛰어다녔다고.

(당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곤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난다.)



당신이 살고 있는 303호에 해당하는 우편함을 확인해보면, 예상대로 청구서가 있고…. 작은 소포가 하나 더 들어있습니다. 보낸 이와 주소는 낯선 것이고 수취인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지만, 주소의 끝에는 분명히 303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누가 보냈는지는 몰라도 우선은 가지고 올라가야겠죠.



상대는 한 달 전 301호에 입주한 사람으로, 나이가 몇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당신은 자세히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저 가끔, 당신이 퇴근하고 돌아오는 늦은 저녁 시간마다 외출하는지 종종 계단참에서 마주치긴 했지만요. 여기서 중요한 건 당신의 이웃이 ‘먼저’말을 걸어온 게 오늘이 처음이라는 사실입니다. 뭔가 용건이라도 있는 걸까요? 그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은은한 장미 향이 물씬 밀려듭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 역시 너무 들이댔나…


기준치: | 70/35/14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병을 주머니에 넣고 문 앞에 서요.) 누구세요?



아무래도 소포를 보낸 지인이 주소를 잘못 적은 것 같아서 말입니다.



아, 그리고 감사의 표시로 제가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괜찮으신가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밤이 늦었으니 곧 주무실 시간이겠죠?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전 언제든 괜찮아요. (말했다가 경찰을 떠올리고는) 오늘 저녁 이후부터 언제든지요.

아, 혹시 특별히 가리는 음식이나 향신료가 있나요?






바쁘신 분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네요. 나중에 시간과 약속 장소를 적은 쪽지를 남겨놓겠습니다.

거 하늘을 나는 괴물 문어에게 습격받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


아… 아까 경찰서에 계셨던 분이군요.

저는 HL타임즈의 기자인 양입니다. (명함을 꺼내 건네줘요.) 혹시 아까 하시던 얘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반 스트리트〉 근처를 지나가던 어떤 여인이 킥킥거리는 웃음에 주변을 둘러보다 목격했다는 진홍색 괴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흉측한 촉수 같은 것을 흐느적거리며 하늘을 날 수 있고,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처라곤 2개의 작은 구멍 정도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날카로운 무언가에 마구잡이로 피부가 찢어진 흔적이 발견됐어요. 범인에게 뭔가 심경의 변화라도 생겼거나 모방범이 아닐까 싶어요.
- 범행 수법은 알 수 없으나,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체액이 빨린 채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몸이 쪼그라들고 뒤틀린 채 발견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 피해자가 일정한 주기로 발생하는 것을 보면 범인은 어떤 규칙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좁은 골목에서 범행을 저지르지만, 마치 시신이 발견되길 바라는 것처럼 범행을 은닉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과시적인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주된 범행 시각은 밤낮을 가리지 않아 특정되지 않는다.
- 신분이나 나이, 직업 등 피해자들 사이에 특별한 공통점은 없다. 충동적으로 아무나 붙잡아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 지금껏 피해자들의 시신에서는 목덜미에 송곳만 한 2개의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발견된 두 구(5, 6번째 희생자)의 시신에서는 목덜미에 한정되지 않는 여러 개의 구멍이 발견되었으며, 날카로운 무언가에 마구잡이로 피부가 찢어진 흔적이 있었다. 범인에게 심경의 변화가 생겼거나 모방범일 가능성이 제시된다.
- 피해자가 일정한 주기로 발생하는 것을 보면 범인은 어떤 규칙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좁은 골목에서 범행을 저지르지만, 마치 시신이 발견되길 바라는 것처럼 범행을 은닉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과시적인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주된 범행 시각은 밤낮을 가리지 않아 특정되지 않는다.
- 신분이나 나이, 직업 등 피해자들 사이에 특별한 공통점은 없다. 충동적으로 아무나 붙잡아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 지금껏 피해자들의 시신에서는 목덜미에 송곳만 한 2개의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발견된 두 구(5, 6번째 희생자)의 시신에서는 목덜미에 한정되지 않는 여러 개의 구멍이 발견되었으며, 날카로운 무언가에 마구잡이로 피부가 찢어진 흔적이 있었다. 범인에게 심경의 변화가 생겼거나 모방범일 가능성이 제시된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불쾌한 기분을 뒤로하고 흘깃 액체를 살펴봅니다. 무슨 색이지?)



기준치: | 60/30/12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집에 도착해서 보니 문틈에 스티븐이 남겨놓은 듯한 쪽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별 거 아닌 일로 얻어 먹는 거 같아서 조금 민망하긴 하네요. (목덜미 쓸면서 하하 웃어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1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 상태로는 기삿거리라고 할 만한 것도 없고… (아까 사진관 주인의 말도 신경쓰인 차에 그리로 가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빨리 기사를 써내지 않으면 편집장이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근데 너, 안색이 안 좋은데 이렇게 다녀도 괜찮은거야? 병원이라도 가 봐야 할 것 같은데.

기준치: | 50/25/10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굴림: | 2 |
괜히 편집장에게 잡히면 늦을수도 있으니까 약속 장소로 가 있는 게 낫겠다. 운이 좋으면 뭘 발견할 수도 있겠지.
(약속 장소로 향해요.)







그보다 스티븐 씨는요? 바쁘셨던 거 같은데.









그런 이야기까지 신경 쓰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 별 일 아니니 잊으셔도 됩니다.




취재 생각만 하는 것도 좋지는 않아 보이네요.













맞다, 그러고보니 소포는 뭐였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그 병 안에 든 거 무척 예쁘던데.

덕분에 이렇게 식사 대접을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네요.





그나저나 이런 식당이 있는 줄 몰랐어요. 자주 오시는 곳인가요? (방 안을 둘러보면서 물어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남한테 폐는 끼치지 말고 살자, 좀.




굴림: | 2 |
(그래도 양심을 저버릴 수는 없지. 301호로 갑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의 집 구조와 똑같이 좁은 현관. 작은 신발장과 우산꽂이가 놓여 있고, 그곳에는 검은 장우산이 하나 꽂혀 있습니다. 신발장은 텅 비어 있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당신은 무언가를 툭 걷어찹니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몇 개의 흰 돌이 당신의 발에 걷어차여 굴러다니는 중입니다. 일렬로 배치되어 있었던 듯한데, 이런 걸 왜 여기에…?


현관 입구 근처에 있는 좁은 욕실. 특별히 눈에 띄는 건 없습니다.

제대로 된 가구를 놓기엔 비좁은 거실. 나무로 된 의자와 테이블이 있고, 한쪽 구석에는 쓰레기통이 놓여 있습니다.

의자에는 옷가지가 대충 걸쳐져 있고, 테이블 위에는 작은 주머니, 가루가 들어 있는 유리병 등 자질구레한 물건이 질서 없이 놓여 있습니다. 당신이 가져온 소포는 대충 여기에 두면 되려나요?

검은색을 띤 아주 작은 씨앗들이 들어 있습니다.

어딘가 익숙한 유리병입니다. 아, 그래요. 당신에게 잘못 왔던 첫 번째 소포에 들어 있던 유리병이군요. 병 안의 가루는 절반쯤 그 양이 줄어들었습니다. 게다가 그때와는 달리 더는 기이한 빛으로 반짝이지 않습니다.

시든 장미 꽃다발이 거꾸로 처박혀 있고, 무언가의 틀과 구겨진 종이 뭉치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지지대가 있는 빈 틀입니다. 마치 액자나 거울이 끼워져 있었을 법한…?

구겨진 종이를 펼쳐보자 무언가 필기 된 메모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햇빛(Sunlight) X
- 장미(Rose) X
- 성수(Holy water) X
- 양귀비 씨앗(Poppy seed)
- 십자가(Cross)
- 거울(Mirror) X
- 음식 섭취(Meal intake)
- 마늘(Garlic)
- 관(Coffin)
- 은(Silver) X
- 장미(Rose) X
- 성수(Holy water) X
- 양귀비 씨앗(Poppy seed)
- 십자가(Cross)
- 거울(Mirror) X
- 음식 섭취(Meal intake)
- 마늘(Garlic)
- 관(Coffin)
- 은(Silver) X

(동시에 스티븐과 얽혔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종이도 다시 구겨 쓰레기통에 넣고서 거실과 이어진 방문을 잡아요.) 여기는 뭐가 있는 거지?


기준치: | 71/35/14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놀랐지만 침착을 되찾고 가방에서 사진기를 꺼내 찍으며 시신의 모습을 살펴요. 내가 아는 얼굴인가?)

기준치: | 70/35/14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 데이트도 데이트가 아니라 수사였던 거네요.



혹시 수상한 사람이 없었나요? 마늘을 못 먹는다거나 안색이 초췌해졌다던가, 검은 개를 꺼린다던가, 손바닥에 털이 많다던가….



조니 랜더스.
제 동기인데, 요즘 안색도 초췌하고 장미 향수에도 질색을 하더군요.
흡혈귀에 대한 기사도 가장 먼저 써내는 친구고요. 발 빠르게 잘 돌아다닌다고 생각했는데, 흡혈귀의 수하라면… 아귀가 들어맞죠.






자, 그럼 도시를 지키러 가볼까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총울 쥔 손을 가슴께에 올리고 쫑긋 귀를 세워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4 |














아주 가끔 기억을 지우는 마법에 실패하는 동료들이 있긴 한데, 당신은 괜찮을 거예요. 저 이쪽에선 나름 알아주는 사람이거든요. 한 번도 마법에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기억은 어디부터 어디까지 지워지는 거에요?






굴림: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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